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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02 13:20 수정 : 2007.03.02 13:20

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종/성/피부색/출생지/사회적 지위/나이/신체적 결함/사회적 접촉에 대하여 비전염성인 병에 대한 차별은 상파울로 시청 법에 의거하여 벌금을 물린다는 경고문. ⓒ 필진네트워크 장외자

브라질은 외관상 인종차별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길거리에는 백인 여자와 흑인 남자가 팔짱을 끼고 다녀도 어느 누가 관심 있게 쳐다보지도 않는다. 거리의 청바지 광고판에는 반나의 동양인 남자와 반나의 금발 여인이 모델로 나온다. 브라질의 순진한 선남선녀들은 동양인 애인을 얻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나는 동양인과의 혼혈 아이가 다른 혼혈보다 더 귀엽고 예뻐 보인다 느낀다.

백인 피부의 부모에게서 검은 피부의 자식이 나오기도 한다. 때로는 흑인의 부모에게서 벽안의 자식이 태어나기도 한다. 내가 아는 한 일본인은 백인과 결혼하여 반 검둥이 딸을 낳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그 친구의 표정이 가끔 어둡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 나의 선입견에 의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브라질인들을 더러운 피라 불렀다 한다. 아르헨티나도 역시 노예로 흑인이 많았으나 독립전쟁 당시 총알받이로 그들을 앞세워 전멸시켰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 두 나라의 보이지 않는 반목은 축구 시합 이상으로 그 뿌리가 깊다. 그래도 그 두 나라는 서로 전쟁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두 나라가 힘을 합쳐 파라과이를 침범하기도 하였다.

브라질의 혼혈 역사는 뿌리가 깊다. 처음에는 인디오와 백인이 섞이고 후에는 아프리카 노예가 들어와 인디오와 백인과 흑인의 피가 섞였다. 나중에는 유럽인과 아랍인 일본인 이민이 들어와 각자의 문화와 경제권을 만들고 섞어 특유의 브라질 문화를 만들었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인종과 문화와 새로운 것에 관대할 뿐 아니라 열광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브라질은 우리 한국인에게는 기회의 나라다. 그렇다고 남이 지어놓은 밥그릇에 숟갈을 집어넣는 안일함보다는 한국적인 그 무엇이 의외로 새로운 삶의 터전과 성공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사회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남미의 한국인에게는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며 공존공영의 새롭고 거시적인 밥그릇(경제권)을 창조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만약 보수적인 한국인 이민자들이 인종차별이 없는 브라질이나 남미에서 생활이나 사업에서 어떤 차별이나 어려움을 느꼈다면, 많은 이들은 그것이 인종차별이 있다 말하지만, 어찌 보면 우리가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갈등이고, 그들의 선조가 자신의 고향을 떠나 이 나라에 적응해가며 만들고 지켜온 것을 지키려는 보호본능이고 텃세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텃세도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재산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 어느 브라질 관광가이드가 외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나들며, 매번, 문제를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아르헨티나 세관원들에게서 들었다며 나에게 전해주는 이 말이 아주 의미심장하게 들릴 법하다.

“PARA QUE FACILITA SI PODEMOS COMPLICAR!”



뭣 하러 쉽게 해주나? 어렵게 만들 수 있는데….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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