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복음주의자들, 위키피디아 맞서 ‘콘서버피디아’ 개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가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위키피디아가 진보적인 편견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수적 색채가 짙은 온라인 백과사전 콘서버피디아(Conservapedia)를 대안으로 내놓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콘서버피디아닷컴을 만든 기독교인들은 "점점 더 반기독교적이고, 반미적으로 변하는 위키피디아에 대한 대안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요구에 부응해 이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이트 중 하나인 위키피디아는 "누구든지 사전을 편집할 수 있다"는 개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를 비판하는 보수파들은 전 세계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편집진의 내재적인 편견 때문에 위키피디아 사이트에 실린 글들을 실질적으로 바꾸기가 어렵다고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콘서버피디아의 창설자인 앤디 쉴라플라이는 "위키피디아의 글을 편집하려고 했으나 이 사이트를 지배하는 편견에 찬 편집자들이 자신들의 견해에 맞춰 검열하거나 사실을 수정했다"며 "진화론에 반대되는 사실들은 거의 즉각 검열받았다"고 말했다.

쉴라플라이는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많은 글들이 미국 영어 대신 영국 영어를 자주 쓰고, 르네상스에 끼친 기독교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쉴라플라이는 페미니즘과 남녀평등헌법 수정안에 대한 반대로 유명한 미국의 유명한 보수파 인사인 필리스 쉴라플라이의 아들이다.

그는 원래 작년 11월 홈스쿨링 학생을 위한 교육정보 사이트로 콘서버피디아를 개설했으며, 이 사이트가 위키피디아에 맞서 장차 미국내 교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교육정보 사이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공룡에 대해 "성서 여러 곳에서 언급된다. 일례로 욥기와 이사야서에 나오는 거대한 짐승은 거의 확실히 공룡을 언급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원의 투표 성향은 테러리즘에 대한 저자세, 반역적인 반미주의, 미국 개국정신에 대한 경멸을 보여준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위키피디아의 공동 창설자인 지미 웨일스는 보수 사이트의 주장에 당황하지 않는다며 "변종 사이트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 작업을 따라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e-mail]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