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전 4년
|
네오콘, 중동재편 욕망 실현
유엔무시·정보조작 ‘슈퍼파워’
테러·이란 영향력 확대 등
미 외교정책 ‘최대재앙’ 평가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취임 이래 6년 동안 국제질서를 억눌러오던 미국의 일방주의가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 이라크전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40일 만인 2003년 5월1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에 참전한 뒤 미국으로 귀환 중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호에 전투기를 타고 착륙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주요 전투가 종식됐다며 사실상 종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부시가 이 종전 이벤트를 연출할 때 이라크전이 사실상 시작되고 있었으며, 미국의 일방주의가 붕괴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미국은 침공 이후 70여일이 지난 7월16일 이라크에서 게릴라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인정해야만 했다.
|
미국의 이라크 침공 4돌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각)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시위대가 성조기로 덮힌 모의관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 등에서도 각각 수천명씩이 이라크 침공을 비난하고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포틀랜드/AP연합
|
전쟁실패 뒷감당? 미 국정 사방에서 삐걱 이라크전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큰 재앙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조지 부 시 행정부의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키고 있다. 당장 ‘리크게이트’의 불꽃이 꺼지지 않고 더욱 커지고 있다. 리크게이트의 피해자인 전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이 16일 그동안의 칩거를 깨고 공식석상에 등장해, 부시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을 정조준하며 비난에 나섰다. 플레임은 “칼 로브가 내 이름의 누설에 명백히 관여했다”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플레임은 금발의 미모가 눈길을 사로잡으며 폭로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라크전 부상자를 치료하는 워싱턴 월터리드 육군병원 등의 열악한 실태에 관한 의회 청문회도 겹쳤다. 이라크전과는 관계가 없으나, 부시 행정부의 연방검사 대량해임 사건도 청문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칼 로브가 이 사태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법무부 자료가 폭로돼, 로브는 리크게이트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져있다. 17일 〈뉴스위크〉의 여론조사를 보면, 미 국민의 27%만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대처를 지지한다고 나타났다. 부시의 지지도는 30%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의회의 움직임이다. 이라크전 철군시한을 못박으려는 민주당 쪽의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상원에서는 2008년 3월까지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라는 결의안을 부결시키기는 했으나, 이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민주당 쪽은 하원 등에서 다시 2008년 9월까지의 철군 안을 추진할 방침이며, 이제는 구체적으로 예산과 연결할 태세이다. 정의길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