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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21 21:41 수정 : 2007.03.21 21:45

부시와 민주당 대립사안

정권몸통 칼 로브 소환에 ‘법적 대응’ 맞불
이라크철군안 등 의회-행정부 전면전 예고

미국 민주당이 드디어 조지 부시 정권의 몸통인 칼 로브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도 한판 대결도 불사하겠다며, 중간선거 패배 이후 숙였던 고개를 쳐들었다.

부시, ‘법정에서 싸우자’=부시 대통령은 20일 성명을 내어 의회가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 등 백악관 관리들을 소환하는 데 맞서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연방검사 해임과 관련해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 등 백악관 보좌진들을 청문회에 소환하려는 상원에 대해 선서를 하지 않는 비공개 증언을 제안했다. 그러나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쪽은 이를 거부하고 21일부터 소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백악관 경내를 걷던 토니 스노 대변인(뒤쪽)이 장난을 치려는 듯 칼 로브 비서실 차장의 머리에 자신의 코트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
그러자 부시 대통령이 20일 밤 즉각 성명을 냈다. 그는 민주당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신의 헌법적 권한과 맞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격한 언사도 나왔다. 그는 “우리는 명예로운 공직자들을 겨냥한 당파적인 낚시질에 순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소환 추진을 ‘쇼’라고 비난했다.

부시는 3권분립의 정신에 비추어 대통령의 권한을 보좌하는 보좌진들을 의회가 소환하는 것은 대통령의 집무를 방해하는 것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로브는 부시 행정부가 공화당에 비우호적인 연방검사를 무더기 해임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법무부 내부문서에서 드러났다.

‘양보할 수 없는 로브’=부시 대통령이 험한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경대응에 나선 데는 여러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음 주에 추진할 이라크철군 입법안에 미리 장애물을 깔 필요가 있다. 그는 하원이 이 법안을 가결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미리 경고했다. 또 최근 민주당이 의회에서 리크게이트, 월터리드 육군병원 청문회 등으로 전방위적으로 펼치는 부시 정권 때리기에 더이상 밀릴 곳이 없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는 평까지 듣는 로브를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로브는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선거를 총지휘했다. 취임 뒤에도 부시의 모든 국정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로브가 선거에서의 흑색선전 등 각종 정치공작을 지휘했을 뿐만 아니라 부시 정권의 모든 추문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브가 청문회에 불려나간다면 민주당은 부시 정권의 온갖 내면을 난도질할 것이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청문회를 통해 로브가 대중에 노출된다면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부시로서는 남은 2년의 임기가 암담해지는 것이다.


코웃음 치는 민주당=패트릭 레히 상원 법사위원장은 “증언은 선서를 하고 기록되는 가운데 진행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경고를 일축했다. 하원 법사위는 21일부터 소환장 발부 절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상원도 하루 뒤 소환장 발부에 나설 방침이다. 중간선거 이후 시간문제로 보였던 민주당의 의회와 부시 행정부의 정면대결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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