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장악한 민주당에 '도전' 제스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부활절 기간 상원이 휴회한 틈을 타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 인준이 불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3명을 고위공직에 임명, 파장이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문제의 3인은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로 벨기에 주재 미국 대사에 지명된 기업인 샘 폭스, 사회보장청 부청장에 지명된 뉴욕 출신의 앤드루 빅스,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정보규제사무실장으로 지명된 수전 더드리. 부시 대통령의 의회 '휴회 지명'은 상원의 인준 거부를 피하기 위한 우회적인 선택으로 이들 3명의 지명자는 상원의 다음 회기가 종료되는 2008년 말까지 재직이 가능한데 사실상 부시 대통령의 2기 집권 임기 만료일(2009년 1월)까지도 유효한 셈이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휴회 지명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기는 하지만 지난 해 중간선거로 상하원 양원을 모두 지배하게 된 민주당에 대한 명백한 '도전' 제스처이며 민주당의 의회 지배에도 불구하고 '레임 덕'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 인준 거부를 피하기 위해 존 볼튼 전 유엔 대사를 상원 휴회기간에 지명했었다. 볼튼 전 대사는 작년 12월 퇴임했다. 부시 대통령은 폭스 지명자가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용사'라는 단체에 5만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의 반대가 거세게 일어 상원 인준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지난 달 28일 그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으나 이번에 재지명했다. 이와 관련해 케리 전 후보는 "백악관이 상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선 공로자 논공행상을 위해 권력 남용을 하는 것을 보니 슬프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탄식했다. 더드리 예산관리국 정보규제사무실장 지명자는 작년 8월에도 예산관리국의 관리로 지명됐었으나 환경과 소비자 단체들로부터 정부 규제에 적대적이라는 강력한 비판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1월9일 재지명됐다. 더드리 지명자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재직시절에 환경보호청(EPA)에서 2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빅스 사회보장청 부청장 지명자는 사회보장 분야를 민영화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충돌을 빚어온 인물로서 작년 지명됐으나 아직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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