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획과 즉시 통신체제, 교직원-학생 대응훈련 긴요'
미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과정에서 대학 당국과 대학 경찰의 늑장 허술 대응이 참사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 경찰은 범인이 처음 기숙사에 침입한 것을 알고도 왜 위험이 기숙사에만 한정됐다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희생자가 난 강의동 쪽 경비는 생각하지 못했는가. 경찰은 왜 범인이 처음에 2명을 살해하고 대학 캠퍼스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했는가. 첫 총격 후 2시간여 후 강의동에서 희생자가 대량 발생할 때쯤에야 캠퍼스 전체에 위험을 알리는 이메일이 보내졌는데 왜 그렇게 경고가 지체됐는가. 근본적으로 학교의 비상계획과 통신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이 대학 차스 스테거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대학 당국은 오전 7시15분(현지시각)께 첫 신고가 들어왔을 때 외부 침입자가 아닌 내부자 소행이며 범인이 달아난 것으로 잘못 생각했었다며 "그 이후 참사가 일어날 줄은 생각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기숙사 총격 즉시 기숙사 출입문을 폐쇄하고, 900명을 수용한 기숙사 각 방을 돌며 경고할 수 있도록 사감들에게 전화 통지가 갔으며, 보안요원들을 기숙사에 배치하고 대학 구내 전체에 대한 순찰도 시작했었다고 설명했다. 대학구내 전체에 대한 출입금지를 지시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기숙사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 수천명이 오전 8시 수업을 듣기 위해 드넓은 구내 곳곳의 주차장에서 쏟아져나오는 상황이었다며 "어느 지점에서 통제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첫 총격에 관한 이메일 경고를 오전 9시26분에야 받았다며 범인이 2차 총격을 할 수 있도록 제지받지 않았던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버지니아 공대와 무관한 보안 전문가들은 대학 당국이 이런 종류의 비상시 대응요령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실행했는지, 비상통신 체제가 최신으로 구비됐는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전국학교안전서비스(NSSS)의 케네스 트럼프씨는 이런 비상사태 대응의 "관건은 학생과 학부모, 교수진과 교직원 등에게 알릴 수 있는 확실한 통신수단을 갖췄느냐에 있다"고 말했다.대학 보안문제 전문가인 세이프 헤이븐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돈씨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평소 이런 문제에 대해 협력 대응하는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비상계획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며 훈련 여하가 "희생자를 한두명으로 줄이느냐 대량 희생자를 내느냐를 가른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공대는 이미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8월 총격 사건으로 캠퍼스가 폐쇄된 적이 있다. 당시 탈옥수가 캠퍼스 밖의 한 병원 경비원을 살해하고 이 대학 지역으로 도망와 이를 뒤쫓던 부보안관이 캠퍼스 바깥에서 또 살해됐었다. (블랙스버그(美버지니아주) AP.로이터=연합뉴스)ydy@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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