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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먼저 쏘고 무차별 난사…피바다” 생존 학생 증언 |
"교실은 온통 피투성이로 변했다. 총격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느껴졌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버지니아텍)에서 벌어진 미 역사상 최악의 교내 총격사건 생존자들은 악몽과도 같았던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전율했다. 사건 현장인 공학부건물(노리스홀) 강의실. 이날 오전 독일어 수업에 들어갔다가 사건에 휘말린 에린 시헌(여.기계공학 전공 1학년)은 범인의 무차별 총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의실 바닥에 납짝 엎드려 죽은 척을 했으며 학우들이 총격에 줄줄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범인은 신장이 약 180㎝ 가량으로 젊었다"며 "보이스카우트 복장처럼 다소 이상한, 매우 짧은 소매의 황갈색 셔츠를 입고 그 위에 탄약이 든 것으로 보이는 검은 조끼를 걸치고 있었다"고 자신이 목격한 범인의 인상착의를 상세히 기억해냈다.
시헌에 따르면 범인은 2차례 강의실 안을 훔쳐보더니 권총 한 자루를 손에 쥔 채 출입문을 열었고 교실 안으로 1.5m 가량 들어선 다음 갑자기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범인이 교실 안 학생들을 남김없이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았다"며 "나는 죽은 척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시헌은 "범인은 30초 뒤 일단 교실을 나갔으나 다시 돌아와 똑같은 짓을 시작했고 교실은 온통 피투성이로 변했다"며 "아마 범인이 생존자들이 주고받는 음성을 듣고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범인이 나간 뒤 우리는 문을 안에서 막았다. 범인은 세 번째 난사를 하려 했으며 출입문을 열 수 없자 문에다 대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당시 강의실에는 교수를 포함해 모두 25명이 있었으나 오직 4명만 걸어서 나올 수 있었다면서 "나머지는 의식을 잃고 있었는데 죽거나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교실에 있던 트레이 퍼킨스(기계공학 전공 2학년)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인터뷰에서 범인이 오전 9시50분께 강의실에 침입했으며 1분30초간 30발 가량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범인은 가장 먼저 교수의 머리에 총을 쏜 뒤 학생들에게 총구를 옮겼다고 그는 전했다.
퍼킨스는 범인이 19살 정도로 보였으며 "매우 진지하면서도 침착한 얼굴이었다"며 "모든 학생이 강의실 바닥에 엎드렸으며 총격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의 리처드 콜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날 사건이 "테러리즘의 행위로 볼 만한 시사점이 없다"며 "하지만 모든 부문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스버그<美버지니아주>.워싱턴 AP.AFP=연합뉴스) shi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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