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신과.범죄심리학 전문가 분석…GP총기난사 사건과 유사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을 저지르고 자살한 조승희씨의 정신 상태와 관련해 일부 `외톨이'들이 보이는 돌발적 행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무관심과 단절감 등 주변의 환경에 억눌린 일부 외톨이의 돌발 행위는 예상을 뛰어넘는 피해와 충격을 주는 만큼 관찰과 배려 등 주변의 관심과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사건의 경우 오랜 기간 억눌린 `외톨이'의 분노가 이성 문제로 인해 일시에 폭발하면서 빚어진 참극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김포한별병원 서동우 진료원장은 "버지니아 총기사건의 용의자 조씨의 경우 이민 1.5세대로 언어장벽 등에 따른 어려움 등으로 인해 외톨이로 지낸 데다 생업으로 바쁜 부모와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며 "외톨이의 경우 평소 조용해 보이지만 억눌린 분노가 범죄로 일시에 표출될 수 있는 만큼 직장과 학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한 외톨이'는 내성적인 나머지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어렵게 사귄 소수의 친구들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현상을 보이며, 특히 이성친구에 대해서는 ‘올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할 경우 오래 동안 쌓인 분노가 이성 문제 등을 계기로 폭발해 엄청난 참극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조승희씨의 경우 이처럼 조용한‘매스 머더러(다중살해범, mass murder)에 해당한다. 통상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남성으로, 성격은 평소 내성적이고 조용한 경우와 반대로 과격하고 충동적인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자는 사전에 차분하게 범행을 계획하는 만큼 위험성은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지난 1994년 발생한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범인과 2005년 발생한 미네소타주 고교에서 총기를 휘두른 고교생도 평소 조용하고 홀로 지내거나 ‘왕따’ 취급을 받은 학생들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조용한 외톨이'가 충격적인 범죄를 일으킨 사례는 국내에서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구 한 초등학교학생이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학생을 흉기로 찌른 사건을 비롯해 ‘왕따’ 피해 학생이 폭력적으로 돌변해 급우를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2005년 6월 감시초소(GP)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김동민 일병도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으나 동료들을 무차별 살해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러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현수 사는기쁨정신과 원장은 "겉으로는 조용하게 보이더라도 분노를 쌓아가도 있는‘울분형 인간’일 수 있다"며 "학교에서는 ‘문제아’ 뿐 아니라 외톨이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하채림 기자 citywalker@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