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4.18 20:55
수정 : 2007.04.18 20:55
외교부 관계자들이 전한 미국 관가 분위기
미국 경찰 당국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총기 난사 사건 범인인 조승희씨를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라고 밝혔고, 미 주요 언론도 그를 ‘사우스 코리안’ ‘코리안 내셔녈(한국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 정부 당국이 이 사건을 한-미 관계 또는 미국 안 한인사회의 맥락에서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는 게 정부 쪽의 분석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8일 “국무부나 백악관 쪽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느낀 건데, 미국 관리들은 이번 사건을 ‘코리안 어메리칸(한국계 미국인)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관리들은 ‘조씨는 1992년 미국에 와서 십수년을 미국에서 살아온 사람으로, 기본적으로 이번 일은 미국 문화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 당국은 이 문제를 ‘아시아계 소수자’ 문제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미국 관리들은 조씨가 법적으로는 대한민국 국적 소유자인데도 미국인으로 간주하더라”며 “한국 혈통과 조금만 관계가 있으면 한국인으로 간주하는 한국사회의 정서와는 다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당국의 이런 태도는 미국 사회가 기본적으로 다민족사회를 자기 정체성으로 갖고 있으며, ‘소수자’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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