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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22 14:29 수정 : 2007.04.22 14:29

버지니아공대 총격참사와 관련, 이 대학의 한인학생회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하동삼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최근 한인 재학생 163명에게 한국인의 자부심을 잃지 말 것과 추모행사에 적극 참여해 슬픔을 나누자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연합

[인터뷰] 하동삼 버지니아공대 한인학생회 지도교수

미국 버지니아공대 전자컴퓨터공학과에 재직 중인 하동삼 교수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벌어진 총격 참사에 희생된 동료 교수와 학생들의 추모행사와 장례식 등에 참석하느라 요사이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들을 직접 알았든, 혹은 그렇지 않았든 간에 희생자들이 모두 버지니아공대 공동체의 일원이기 때문에 추모행사 자리에 빠지지 않고 함께 해 유족들과 슬픔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대학의 한인 학생회를 지도하고 있는 하 교수는 최근에는 163명의 대학원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말고 도움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을 이번 사건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줘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음은 20일 저녁과 21일 오전 두차례 만나 하 교수의 얘기를 듣고 정리한 것이다.

--총격참사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어제(20일)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캐빈 그라나타 교수의 장례식에 처와 함께 다녀왔고, 오늘(21일)은 로가나탄 교수의 영결식에 참석했다. 저녁에는 한인 학생들과 만나 희생자 기금 마련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다.

--희생자의 장례식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유족들과 슬픔을 나누기 위해서다. 범인이 한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다. 범인은 우연히 한국사람이었을 뿐이다. 다른 나라 사람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참담한 사건이 대학 공동체 내에서 일어났고,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런 추모행사에 참가해 가족들을 위로할 뿐이다.

--한국인으로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나

▲친하게 지내는 이곳 교수들에게 물어봤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 일은 한국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게 공통된 답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한국인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이유는

▲어려운 시기인 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해서 위축되지 말고 추모행사에 참여해 성숙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 생각을 몇자 적어 보낸 것이다. 우리는 위대한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버지니아텍 공동체의 일원이다. 이 때문에 희생자 가족의 슬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 학생들은 각자의 친구들을 만나 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굳이 사과할 필요는 없다.

--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이라고 했는데,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운가.

▲ 전쟁의 참화를 딛고 불과 50년만에 세계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이 자랑스럽지 않은가. 나는 1979년 미국에 와 28년째 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과 한국인임이 늘 자랑스러웠다.

--캠퍼스 중앙 잔디밭인 드릴 필드에 놓인 희생자 추모석들 중에는 범인인 조성희씨의 것도 있는데...

▲미국의 시민사회가 성숙했다는 반증이다. 나도 처음에 추모석이 32개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조성희씨도 이 사건의 궁극적 희생자라고 보는 것 같다. 그도 불쌍한 학생아니냐.

--버지니아공대 교수로 재직한지는 얼마나 됐나

▲1986년에 교수로 왔으니 21년째 됐다. 한인 학생회 지도교수를 맡은 지도 십 년이 넘었다. 한인 학생회는 주로 한국에서 유학온 석ㆍ박사과정 대학원생 163명으로 구성돼 있다. 학부 한인학생회 지도교수도 맡고 있지만 학부생들은 별 활동이 없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블랙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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