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4.29 18:01
수정 : 2007.04.29 18:01
회고록서 부시 행정부 성토
“부시 행정부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국에 긴급한 위협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도 없이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였다”
조지 테닛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30일 출간될 회고록 <폭풍의 한복판에서(at the center of the storm)>를 통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추진 과정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나와 중앙정보국이 9.11 주범인 알카에다에 집중하고 있을 때부터 체니와 울포위츠는 이미 이라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며 ‘알카에다와 후세인 연계설’이 체니 부통령 진영의 의도적 조작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라크전 결정 과정에 참여했던 중앙정보국장의 부시 행정부 공격은, 이라크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면서 부시 행정부 내의 책임 떠넘기기 성격도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라크 침공의 결정적 빌미였던 대량살상무기 정보다. 딕 체니 부통령은 지난해 언론에 출연해 ““테닛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보유 사실은 ‘슬램덩크’라고 자신했다”며 테닛에게 책임을 떠넘겼었다. 테닛 전 국장은 이번 회고록에서 자신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전쟁의 명분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데 ‘슬램덩크’라고 가정법으로 말한 것을, 체니 부통령이 왜곡해 이용했다고 반박했다.
테닛 국장의 회고록 내용이 출간 전부터 언론에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키자, 댄 바틀렛 백악관은 27일 “부시 대통령은 당시 개전에 앞서 매우 진지하고 광범위하게 협의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오는 5월10일 테닛 전 국장을 초청해 이라크전 개전 과정에 대한 증언을 듣기로 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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