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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감독이 제작한 ‘이라크전 반대’ 광고에 출연한 존 브룬스. 1년간 이라크에서 복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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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이라크 주둔은 무책임·부도덕한 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일 ‘6개월내 이라크 철군 완료’를 토대로 하는 전쟁비용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미군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여론은 점점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번엔 유명 영화감독이 제작한 반전광고가 CNN을 통해 방송됐다. ‘7월4일생’ ‘플래툰’ 등 80년대 유명한 반전영화를 영화를 만들었던 올리버 스톤(60) 감독은 최근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TV 광고를 만들었다. 이 광고는 미국의 이라크 철수를 촉구하는 단체인 무브온(MoveOn.org)과 참전용사 단체인 보트베츠(VoteVets.org)의 후원으로 제작됐다. 60초와 30초짜리 두 편으로 제작된 이 광고는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첫 날부터 1년간 이라크에 머물렀던 존 부른스가 올리버 스톤 감독과 인터뷰하면서 이라크의 참상을 전하는 내용이다. 존 부른스는 이라크 복무중에 2000여명의 이라크 주민들이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반대하며 폭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이라크 주민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이라크에 파병됐다고 교육받았으나 그들은 우리를 향해 총을 쐈다”고 부른스는 회상한다. 그는 이어 “미군을 기한도 없이 이라크에 주둔시키며 정체를 확인할 수도 없는 적들에게 공격받도록 놔둔다는 것은 잘못이고, 비도덕적이며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한다.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7월4일생>의 저자인 론 코빅도 등장한다. 코빅은 “우리 군인들을 지지하자.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자(Support Our Troops, Bring Them Home)”는 메세지를 전한다. 론 코빅은 베트남전에서 총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된 참전용사다.이 광고는 3일 CNN을 통해 공개됐고 미국 전역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CNN에서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주도의 하원이 통과시킨 이라크전 철군일정 법안을 거부했다는 뉴스 직후에 이 광고가 방송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 광고 영상에 대해 ‘존 부른스의 단순하지만 열정적인 호소를 담고 있다’고 평했지만, 올리버 스톤 감독이 과거 반전 영화에서 보여줬던 신랄한 비판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올리버 스톤 감독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난 베트남전에 관한 영화 세 편을 만들었고 이제 과거의 일이라 생각했다”며 “이라크전은 40년 전에 일어난 전쟁을 반복하는 것이며 우리는 귀환하는 병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에 관한 영화를 만들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는 “내 세대의 전쟁이 아니다” 라고 대답했다. <한겨레> 박상철 기자 justin22@hani.co.kr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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