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호제도 비판한 새 다큐 '시코' 막기위한 것" 반발
조지 부시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온 아카데미상 수상자 마이클 무어 영화감독이 미국의 의료보호 시스템을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시코(Sicko)' 개봉을 앞두고 건강이 좋지 않은 9.11 테러 구조대원들을 쿠바로 데리고 간 혐의로 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지난 2일 발송한 서한을 통해 무어 감독의 행위가 쿠바에 대한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 무역금지법을 위배했을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데일 톰슨 OFAC 조사국장은 서한에서 "미 당국이 쿠바를 포함, 각국 여행과 관련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무어 씨에게 허가해 준 특별한 기록이 없다"며 조사 이유를 밝혔다고 AP 통신 등 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앞서 무어 감독은 지난 3월 뉴욕 9.11 테러 당시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던 약 10명의 병든 사람들을 치료를 받게 해 준다는 명목으로 쿠바로 데려갔었다고 무어 감독을 위해 일하는 관계자가 익명을 전제로 설명했다.
그러나 무어 감독은 미 당국의 이런 조치에 아직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시코' 프로듀서인 메그헌 오하라는 "재무부 조사가 '시코'의 개봉을 막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비판하고 "미국의 의료보호시스템은 이미 망가졌고 치명적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어에 대한 이번 조사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시코'는 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어는 미 정부가 이 다큐멘터리 필름에 대한 전격 압수조치를 우려, 복사본을 미국 영토가 아닌 다른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무어는 오는 19일 부시 대통령의 보건정책을 비판하는 '시코'를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뒤 미국 시장에는 내달 29일 일제히 개봉할 예정이다. 아카데미상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무어 감독은 9.11 테러당시 부시 대통령의 미숙한 대응을 신랄하게비판한 '화씨 9.11'과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난사 사건을 '부추기는' 미국의 사회 시스템을 분석한 '볼링 포 컬럼바인' 등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흥행을 기록하면서 일약 유명감독으로 발돋움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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