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1 07:28
수정 : 2007.05.11 07:28
회사에서 살거나 집 개조해 여러명 옹기종기 살기도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기 위해 뉴욕에 온 신참 뉴요커들이 높은 임대료 등으로 살만한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사무실에서 살거나 좁은 공간에 규정보다 많게 여러 명이 옹기종기 모여 비좁게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뉴욕 롱아일랜드의 아웃워드 바운드라는 회사에 취직한 니나 루빈(29)은 올해 초까지 몇몇 직장 동료와 함께 회사 건물의 맨 위층에서 살았다.
일부는 사무실의 골방에, 일부는 옥상에 텐트를 쳐 잠자리를 마련했고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자신들의 공간 주변을 타월이나 천 등으로 가리고 생활했다.
회사측은 이곳이 임시 거처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이들에게는 집 구하기 어려운 뉴욕에서 훌륭한 개인의 자유공간이었다.
니나의 경우처럼 뉴욕에 새로 온 젊은이들 중에서 자신의 수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비싼 임대료 때문에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거처를 마련하는 사례가 흔해지고 있다는 부동산 중개인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시의 임대료는 8.3%나 올랐고 빈 집도 별로 없어 현재 공실률은 3.7%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임대 중개회사인 시티 해비타츠에 따르면 맨해튼에서 방 1개짜리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평균 2천567달러, 방 2개짜리는 평균 3천854달러에 달하고 선호되는 지역의 경우 이보다 훨씬 비싸다.
이같이 비싼 임대료 때문에 선뜻 집을 못구한 젊은이들은 회사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명이 집을 함께 사용하면서 간이벽 등으로 방을 더 만드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명이 방 1개씩 3명이 살게 돼 있는 방 3개에 화장실 1개인 집을 건식 벽제와 목재 등을 이용해 개조하는 방법으로 방 5개를 만들어 5명이 함께 사는 경우 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 집에 정해진 인원보다 많은 세입자가 살거나 불법적으로 집안 내부 개조한 문제를 놓고 집 주인과 법적인 갈등을 빚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