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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8 18:25 수정 : 2007.05.18 18:25

정상회담서 칭찬하다가 실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부시의 푸들’이라고 놀림을 받아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개같이 집요한 사람’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블레어와의 정상회담에서 “그는 개처럼 집요한(dogged) 리더십 스타일을 갖고 있다”며 “북아일랜드 사태에서도 보듯이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면 개처럼 집요했다”고 말했다. 이는 블레어의 업적을 치켜세우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부시에 대한 ‘충성’으로 곤경에 몰린 블레어의 처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에이피> 통신은 블레어의 임기를 40일 앞두고 열린 이날 정상회담이 “감상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블레어의 퇴임에 자신의 책임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블레어가 왜 더 빨리 정권을 넘기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 <비비시>(BBC) 기자에게는 “당신은 그의 무덤 위에서 탭댄스를 추려는 것이냐”고 꾸짖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우리 둘밖에 없어’라는 기사에서 한때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두 정상이 이라크전의 실패로 지지율이 나란히 28%까지 떨어졌다며,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정치적) 장례식에 미리 참석하는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 역시 의전을 지키지 않아 이들의 떨어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일부 미국 기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싫어하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앞줄에 앉아 있던 영국 기자들은 두 정상이 다가왔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생일을 맞은 한 미국 기자는 “나와 블레어 총리가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부시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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