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29 11:54
수정 : 2007.05.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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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1일 오후 서울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열린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주민탄압 중단촉구’ 기자회견 도중 ‘반전 엄마’ 신디 시핸이 여권을 손에 들고 벨 주한미군사령관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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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뒤 반전운동에 뛰어들어 '반전 엄마'로 불렸던 신디 시핸이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를 맞아 "반전운동을 접고 가정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시핸은 28일 자유주의 웹사이트 '데일리코스'(DailyKos)에 게재한 글을 통해 "내가 공화당에 들이댔던 것과 같은 잣대로 민주당을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나의 (반전운동) 명분에 대한 지지가 쇠락했고 '좌파'는 우파가 사용했던 것과 같은 중상모략으로 내게 '딱지'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이라크전쟁의 종식과 미군 철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을 비판하자 민주당 역시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핸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미 의회가 결국 철군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채 전비법안을 가결한 것과 관련해 "의회여 축하합니다. 당신들은 불법적이며 비도덕적인 '대학살'에 몇 개월 간의 시간을 벌어다 주었군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리고 (의원) 여러분은 (전비법안 가결이) '부시 주식회사'가 이끈 끔찍한 문제를 '다른 대통령'이 해결할 수 있도록 대학살을 무한정 지속시키겠다는 의미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훈계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전쟁은 부시의 전쟁이었고 여러분이 명예롭게 종식시킬 수 있었으나 이제 이라크전쟁은 여러분의 전쟁이 됐으며 의원 여러분 모두 부시 주식회사와 함께 중상모략의 역사 속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핸은 "(메모리얼 데이) 아침 내가 가장 통렬하게 깨달은 바는 내 아들 케이시가 결국 아무 의미 없이 희생됐다는 점"이라고 토로하고 "내가 가졌던 모든 것을 남겨둔 채 가정으로 돌아가 남아있는 아이들의 엄마가 될 것이며 내가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미국이여 안녕...너는 내가 사랑했던 조국이 아니다. 국가가 스스로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얼마나 많이 희생하더라도 (내가 사랑했던) 조국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됐다. 이제는 네게 달려있다"면서 글을 마쳤다.
시핸은 아들 케이시 당시 육군 상병이 지난 2004년 4월 이라크에서 전사한 뒤 반전운동에 뛰어들어 이라크전쟁 반전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꼽혔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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