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6.05 18:10 수정 : 2007.06.05 19:56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차베스 시위에 참가한 한 대학생이 흰색 페인트를 바르고 ‘평화’라고 쓴 손바닥을 들어보이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

곳곳어 7일째 찬반 집회
서민층 차베스 지지는 여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 ‘쿠데타를 선동하고, 선정적인 방송만 내보내는 방송국 불허는 당연하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라디오 카라카스 텔레비전>(RCTV) 폐쇄를 둘러싼 찬반 집회로 일주일째 몸살을 앓고 있었다.

4일 오후 대학생 몇천명은 방송국 재허가를 요구하며 3시간 가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비폭력을 상징하기 위해 손에 하얀 페인트를 바르고, 얼굴에는 베네수엘라 국기의 노랑, 파랑, 빨강 색을 칠했다. 몇천명의 대학생이 조직적인 반차베스 시위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앞서 2일 오후에는 차베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수만명의 노동자와 공무원들이 차베스 지지집회를 열었다.

방송사들도 양쪽으로 갈라졌다. <글로보비전> 등 반차베스 성향의 민영 방송사들은 반대 집회를, 국영 방송사인 <브이티브이>는 불허 찬성 집회를 골라 생중계했다.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카라카스 시내 담벼락과 승용차 뒷유리 등은 온통 찬반 구호로 가득찼다. 반 차베스 진영은 ‘RCTV’를, 친 차베스 진영은 ‘RCTVAS’(‘아르시티브이는 가라’는 뜻)를 곳곳에 써넣었다. 눈에 더 자주 띄는 건 ‘RCTVAS’였다.

자영업을 한다는 니노 로베르토는 “자신을 반대한다고 해서 방송국을 없애는 건 언론탄압”이라며 차베스 대통령을 비난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인테르라세스가 지난 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방송권 불허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70%나 됐다. 차베스의 지지율도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차베스의 지지층은 여전히 공고해 보였다. 공무원인 마리아 팔루오는 “그 방송국 말고도 의견을 표출할 매체는 많으며, 반대파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히 언론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차베스 정권이 실시한 무상교육과 협동조합 생산체제의 혜택을 입고 있는 빈민층의 지지는 거의 ‘신앙’ 수준이었다.


72살이 된 올해 2월에야 무상교육 프로그램에서 읽기·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비센타 에니티스 아텐코는 “글을 알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런 기회를 준 차베스 대통령은 기적 같은 존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년 전부터 의류 제조업체에서 일하게 됐다는 미아르따 몰리나도 “차베스 대통령은 우리를 ‘사람’으로 대해줬고, 나는 정부 덕분에 일할 수 있게 됐다. 너무나 감사하며, 다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카라카스/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