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인사 만나 이라크사태 등 자문
이라크사태 등으로 30% 안팎에 머무르는 30년 이래 최악의 대통령 지지도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수렁을 탈출하기 위해 각계인사들을 접촉, 자문을 구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포스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유명한 작가나 역사학자, 철학자, 신학자 등을 한번에 한 명 또는 소수 그룹으로 백악관으로 초청, 음료수를 함께 하며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구하고 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의 질문은 `9.11 이후 선악의 본질이 무엇인가', `혼란에 빠진 대통령에게 역사가 주는 교훈은 뭔가', `우리가 한 일을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왜 전세계가 미국을 미워하나', `전세계는 단지 나만 미워하는 것인가' 등이라고 포스트는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해답 찾기 여론 경청'은 백악관내 집무실 등에서 이뤄지며 대통령의 공식 일정에는 나타나지 않는 등 많은 측근들조차도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던 일부 인사들은 측근들이 부시 대통령을 떠나면서 고독하고, 통제되지 않는 잇단 사건들에 의해 소외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친구들은 이라크 전쟁의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고 부시 대통령이 마지막 국내 정치의 주요이슈로 삼았던 이민개혁법이 무산되는 등 의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백악관 요새에 감금돼 있는 듯하다며 걱정했다.물론 부시 대통령은 우호적인 청중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케네벙크포트에서 만나는 등 정상회담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최근엔 좀처럼 저녁식사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간혹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를 제외하고는 골프도 거의 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정권 말기로 치달으면서 측근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고 있어 백악관의 공허감은 더 커지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은 오래된 친구들이나 예일대 동창들과의 만남 속에서 위로를 찾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친구들과 측근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온통 이라크에 사로잡혀 있다. 한 측근은 "부시 대통령에겐 이라크 전쟁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모든 것이 이라크 전쟁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방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어떻게 정책을 바꿀 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포스트는 지적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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