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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1 16:18 수정 : 2007.07.11 17:21

1957년 뉴저지에서 촬영된 UFO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민주당이 집권하면 외계인과 UFO 관련 기밀이 모두 공개될 것이다." UFO와 ET현상을 정치 문제로 다루어 온 스티븐 배셋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지금 같은 정치상황이라면, 힐러리 클린턴 뉴욕 상원의원이나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 등에겐 이미 모두 보고됐을 것"이라며, "비밀의 세계는 무너질 것이며, 진실의 엠바고(보도제한)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로즈웰 사건 60주년 축제 로고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국가안보 차원에서 UFO 문제를 다룬 < UFO와 국가안보>의 저자 리처드 돌란은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려 하겠냐"며 "그들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UFO의 추락현장에서 수거한 금속 파편이나 외계인 시체 일부로 '재생 금속' 따위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했다.

미 공군, 60년 전 UFO·외계인 주검 입수
로즈웰 사건 60주년 기념 축제도 열려

사람들은 이런 주장들을 '헛소리'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5일부터 8일까지의 뉴멕시코주 로즈웰시에서는 그처럼 '까칠하게' 대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기간 이곳에선 최소 3만5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로즈웰 사건 6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에 참석했다. UFO 관련강연 및 세미나가 열려 진지한 면을 보이는 한편, '외계인 변장대회'나 '외계인 잡기 놀이' 등으로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기도 했다.

행사 포스터들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로즈웰 사건은 1947년 7월 미국 전역에서 관측됐다는 보고가 잇달았던 UFO가 5일 로즈웰에 추락했으며, 추락 잔해와 사망한 탑승 외계인 주검을 미 공군이 입수했다는 내용이다.

미 제8공군은 추락 당일 '공군에 붙잡힌 비행접시'라는 보도자료를 내, "비행접시 소문은 사실"이었으며, "제8공군 509폭격대 정보장교가 비행접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정보장교로 알려진 제시 마르셀 소령은 "금속이 웨하스처럼 얇았지만 매우 단단했다"며, "매우 가벼운데도 칼에 잘리지도, 불에 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추락한 것은 기상관측 기구”
24시간 뒤, 말바꾼 군 당국

"추락한 것은 비행접시가 아닌, 기상관측 기구였다"고 밝히는 새로운 보도자료를 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로즈웰 지역신문은 공군이 처음 밝힌대로 비행접시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군과 미 정부는 줄곧 같은 입장을 취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994년 회계감사원의 질의에 대해 공군성장관실이 <로즈웰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당시 기상관측 기구가 수행하던 작전이 '기밀'이었기 때문에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련이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센서를 달아 기구를 띄웠는데 추락했다"는 내용이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주검은 기구에 실려있던 "실험용 마네킹"이었다는 주장이었다.

미 공군쪽은 발견된 비행체가 기구였으며,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인간이 아니라 실험용마네킹(왼쪽)이었다고 지금까지 주장해왔다. 또 접시형 비행기는 2차대전 때 독일군이 연구하던 형태의 기종으로, 미국도 디자인 및 기술을 수입해 개발하고 있었다(오른쪽)고 주장했다.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죽고 나서야 밝힐 수 있었던 또 다른 진실
“나는 UFO와 외계인을 봤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다른 내용을 알고 있었다. 당시 글렌 데니스라는 이름의 현지 장례업자는 추락 직후 군 당국으로부터 "어린이용 관을 몇개 준비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관을 만들어 부대로 가져갔고, 그곳에서 한 간호사가 "UFO가 추락했고 외계인이 발견됐다"는 얘기를 해줬다. 하지만 그는 그 간호사를 다시 만날 수 없었다. 또 최근에는 사건발생 60주년을 앞두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문서가 공개됐다. 당시 '공군에 붙잡힌 비행접시'란 보도자료를 냈다가, 24시간 뒤에 새로운 보도자료로 수정·발표했던 당시 공보장교 월터 호트 중위의 유서가 공개된 것이다. 그는 2005년 12월 15일 83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UFO를 봤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긴 월터 호트 중위. 2005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줄곧 그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말해왔으나, 유언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생전 그가 TV암스테르담과 가진 인터뷰 모습.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호트 중위는 2002년 작성된 이 유서에서, 그가 생전에 남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주어진 자료들을 보도자료로 취합해 배포했을 뿐" 등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미 공군이 입수한 추락비행접시와 외계인의 육체를 봤다"는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는 "격납고에서 달걀모양으로 생긴 15피트(약 4.5미터) 길이의 비행체와, 4피트(약 120cm) 정도의 키에 머리가 큰 작은 육체들을 봤다"고 적고, "이들이 그 비행체에서 나온 외계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기록했다.

현장에 대해서도 호트 중위는 다른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동체의 잔해가 떨어진 지점과 동체가 추락한 지점이 달랐다"며, 사건 당시 "일반인들은 잔해 추락지점만 알았을 뿐, 동체 추락지점은 알지 못해 일부만 공개했다"고 기록했다. 결국 군 당국은 일반인들에게 이미 노출된 잔해 추락 지점만 공개하기로 하고, 동체 추락지점에는 군을 대거 동원해 현장의 잔해를 모두 제거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군 당국 일각에서 비행접시 잔해를 기념품으로 수거했다'는 기존의 한 증언과 일치하는 내용이라 눈길을 끌었다.

1995년 런던에서 공개됐던 ‘로즈웰 외계인 해부‘ 비디오의 한 장면. 이 비디오는 1947년 로즈웰 사건 직후 촬영됐다고 알려져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를 공개했던 레이 산틸리가 지난해 4월 방송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이 비디오는 자신이 제작한 가짜 비디오로, 산틸리 스스로가 "90년대 초반에 원본 필름을 봤는데, 그 원본 필름을 분실해, 기억나는대로 ‘재현‘해 이 필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전세계의 관심은 다시 로즈웰로

"작은 키에 큰 머리, 눈 모양은 아몬드 같다"는 로즈웰 외계인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은 전세계적으로 외계인 관련 '상상력'에 모티브를 제공했다. 영화 <이티>의 외계인도 로즈웰 외계인과 무척 '닮은꼴'이다.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이 유언장은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관심을 불러왔다. 영어권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선데이텔레그라프>가 지난 1일 '유언으로 다시 살아난 로즈웰 이론'이라는 기사로 이 소식을 다루고 온라인으로도 게재한 것이 처음이었다. 이 기사는 콘텐츠 스크랩-공유 사이트 '딕닷컴'에서 2029회(8일 현재)의 '딕', 즉 스크랩을 받아 이 사건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반증했다. 한국에서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것은 연예계 소식이나 해외토픽 류의 뉴스를 주로 보도하는 인터넷매체 <팝뉴스>였다. <선데이텔레그라프>와 같은 루퍼트 머독계열의 <폭스뉴스> 기사를 인용해, <팝뉴스>는 '"로스웰 외계인은 사실", 사건 담당 미군 장교 '유언' 공개'라는 기사를 네이버 기준 3일 12시44분에 게재했고, 이 기사는 댓글이 2560개를 기록해 네이버 뉴스의 주간 최다 댓글 기사로 올랐다.

로즈웰 사건에 대해 UFO와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해왔다. 동시에 이들은 지난 60년동안 외계인을 향한 전세계적인 상상력에 '모티브'를 제공해왔다. <멘인블랙><스타워즈><엄마는 외계인>이나 미국 외계인 영화들은 물론, 한국의 <아기공룡 둘리>나 최근 영화화된 일본의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외계세계도, 그 생김새나 아이디어는 로즈웰에 출현한 비행접시·외계인과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로즈웰…외계인 진짜 있는 거냐

축제기간을 전후로, 로즈웰 시내에는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메시지가 가득했다. "외계인 환영"이라는 메시지(왼쪽)가 붙는가 하면, 행사 마스코트와 로고가 곳곳에 내걸리기도 했다. 평생 입을 다물고 있었던 월터 호트 중위가 생전에 만들었던 UFO박물관(오른쪽)도 관광객 유치에 동참했다. ⓒ 한겨레 블로그 탐스런
미 뉴멕시코주의 평온한 소도시 로즈웰은 60년전 UFO사건만 아니었어도 그저그런 인구 4만5천의 작은 도시였을 것이다. 지금 외계인을 신봉하는 이들은 로즈웰을 일종의 '성지'처럼 여기며 돌보고 있다.

과연 외계인은 있는 것일까? 사는 사람 숫나만큼의 방문객들을 맞이했던 이 도시에서, 이번 축제의 진행요원을 맡았던 기 말론은 빙긋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천사, 요정, 악마, 악령, 외계인 등등 모두 같은 현상 아닐까요? 수백년전에 인간을 동굴로 데려가고, 요술 방망이로 마법을 부리고, 숲속에서 이상한 성경험을 시켜준 존재를 우리는 '요정'이나 '천사'라고 불렀죠. 그런 존재들을 지금은 '외계인'이란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습니다."

*현장 내용은 <에이피>통신과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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