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13 19:32
수정 : 2007.08.13 19:32
원고작성 백악관 팀장 ‘공동작업물’ 가로채기 논란 휩싸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연설문을 쓴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거슨 전 백악관 연설문작성팀장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과거 동료로, 2004년까지 5년 동안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매튜 스컬리는 시사잡지 〈애틀랜틱〉에 기고한 글을 통해 거슨이 공동작업의 결과를 자신의 창작품인 듯 자랑해왔다고 주장했다.
스컬리는 또다른 동료 데이비드 프럼이 ‘증오의 축(Axis of Hatred)’이라고 쓴 것을 보고, 자신이 ‘증오’를 ‘악’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거슨은 이 표현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이란·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지목했으며, 이들 나라에 대해 군사력 행사는 물론 정권 교체까지도 시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스컬리는 ‘악의 축’ 뿐 아니라 거슨이 자신이 썼다고 주장한 다른 연설문들도 실제로는 공동 작업의 결과라며 “세상에 알려진 거슨의 이야기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스컬리는 또 “언론도 거슨을 독실한 보수주의자나 특출한 이론가로 잘못 묘사했다”며 “거슨 스스로도 허영심에 빠져 마치 자신이 부시 대통령의 친구이며 조언자인 듯 과장했다”고 말했다.
거슨은 2005년 부시 대통령 곁을 떠나 현재 외교협회(CFR)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스컬리의 주장에 대해 “인간적으로 슬프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한때 엄격하기로 유명했던 부시 행정부 안의 규율이 사라지고 있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김외현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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