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20 19:39
수정 : 2007.08.20 19:39
여론조사기관 “부시 실정에 국민들 진보 지지 늘어”
미국 사회가 지난 1990년대에 떠오른 보수적 가치와 결별하며 진보적 가치 쪽으로 ‘좌회전’하고 있다고 한 여론조사 전문가가 주장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류 코헛 사장은 19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공화당이 영원한 다수라고? 다시 생각해보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측근 칼 로브가 꿈꿨던 ‘영원한 공화당 다수’는 그의 퇴장과 맞물린 보수적 가치의 퇴조로 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코헛 사장은 미국인들이 진보적인 가치를 지지하게 된 주요 원인이 부시 정권의 실정이며, 그 결과 민주당이 내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헛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2년에는 친 공화당과 친 민주당 성향을 띠는 국민의 비율이 각각 43%로 동일했으나, 5년 뒤인 2007년에는 친 민주당 성향이 50%로 늘어난 반면 친 공화당 성향은 35%로 줄어들었다. 공화당을 떠난 이들이 민주당으로 간 것이다.
공화당 외교 정책의 뼈대인 ‘군사력이 평화를 보장하는 최선의 길’ 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들의 비율도 49%로, 최근 2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군이 이라크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군해야 한다는 여론 역시 42%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민주당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인 ‘정부가 능력없는 이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1994년에 견줘 12%포인트 증가했다.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답한 이들도 5년전 65%에서 73%로 늘어났다.
코헛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무소속 성향의 유권자들 역시 빠르게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대선의 경우 무소속 표심이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절반씩 갈렸지만, 2006년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무소속표의 57%를 차지한 반면 공화당 지지는 39%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라크전 등 부시 정권의 실정에 지친 국민들이 공화당에서 등을 돌리는 현 상황은 베트남전에 지친 미국인들이 야당인 공화당으로 돌아선 1960년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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