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전문가들 "빈 라덴은 엘비스"..행적 오리무중 공통점
미군은 지난 2004-05년 초겨울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산악지대를 수색하던 중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측근들의 은신처에 거의 접근했으나 감시병들이 급히 연락하는 바람에 체포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25일 공개된 최신호(9월 3일자)에서 관계자들 말을 인용, 지난 2004-05년 초겨울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산악지대를 수색하던 미군이 우연히 빈 라덴의 은신처 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수㎞ 떨어진 곳에서 망을 보던 감시병들이 이를 알아채고 40명의 빈 라덴 경호원들에게 급히 연락해 빈 라덴이 피신토록 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알 카에다 지도자 세이크 사이드가 탈레반의 알 카에다 연락관 오마르 파루키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다급했던지 경호원들이 빈 라덴을 죽이고 자신들도 동반 자살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빈 라덴은 평소 측근들에게 "나는 결코 미군에 체포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 내가 체포될 확률이 거의 99%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나를 먼저 쏘고 너희들도 자살하라"는 명령을 내려, 최악의 경우 순교자가 되겠다는 의사를 누차 피력했다는 것이 사이드의 설명. 앞서 빈 라덴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에 있는 산악지역인 토라 보라에서 지난 2001년 12월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며, 당시 미국은 60여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은신처로 추정되는 장소에 투입했으나 체포에 실패한 바 있다. 미 정보관리들은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빈 라덴의 행방을 찾아볼 수 없으며 특히 2002년 이후 그의 행적에 대한 주요한 단서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미 중앙정보국(CIA)의 은퇴한 동남아 전문가 브루스 리델이 밝혔다. 리델은 헛수고만 계속하고 있는 미군과 정보기관들의 빈 라덴 추적에 빗대 "미국은 현재 어두운 허공에 대고 총격을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무엇인가를 맞출 확률은 거의 제로 상태"라고 주장했다. 뉴스위크는 또 "CIA 전문가들이 빈 라덴을 '로큰롤의 황제' 고(故) 엘비스 프레슬리에 비유한다"면서 "엘비스 펜들이 그가 아직도 살아있으며 오늘은 여기서, 내일은 저기서 나타났다고 하지만 실은 아무 곳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처럼 빈 라덴도 마찬가지 경우"라고 소개했다. 미국은 빈 라덴의 행방을 캐기 위해 현상금을 2천500만달러에서 5천만달러로 증액한 바 있다.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담당 보좌관인 프랜시스 프래고스 타운센드는 "빈 라덴 체포는 여전히 부시 행정부의 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타운센드 보좌관의 지적대로 알 카에다 지도자들이 9.11 이전에 아프간에서 유지해온 것과 같은 은신처를 가질 수 없게 됐다는 주장이 진실일지 모르나 현지 부족장들의 도움을 받아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 산악지대에 은신처를 재구축하는데 일정부분 성공한 것도 사실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지난 2월 아프간 국경인근에서 시간을 보냈던 아프간 전문가 존슨은 따라서 "알 카에다 지도자들을 추적하려면 그들의 행적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부족장들의 신뢰를 얻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 사령관인 만수르 다둘라는 지난 22일 빈 라덴이 살아 있으며 건강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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