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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싼바지’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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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내려입는 패션 유행하자 루이지애나 등서 금지법
바지를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입는 패션을 법으로 규제하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종종 ‘똥 싼 바지’라고 불리는 ‘새기팬츠’(축 늘어진 바지라는 뜻·사진) 차림을 즐기는 일부 젊은이들이 바지를 너무 내린 나머지 속옷이 지나치게 노출되는 게 문제다. 새기팬츠를 처음으로 단속하기 시작한 곳은 루이지애나의 델캠버다. 이곳에선 새기팬츠 스타일을 입은 사람에게 벌금 500달러 또는 6개월 이하 징역의 처벌을 규정한 법률이 지난 6월11일부터 시행됐다. 같은 주 맨스필드에서도 15일부터 150달러 이하 벌금 또는 15일 이하의 징역의 가능하게 했다. 조지아주, 텍사스주 등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규제 조항은 ‘속옷을 내놓고 다니는 게 불쾌감을 준다’‘새기팬츠를 없애 도시 이미지를 개선한다’ 등을 표면적 이유로 대고 있다. ‘핫팬츠’에 견줘봐도 훨씬 “점잖치 못한 짓”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규제론자들의 속내에는 새기팬츠나 ‘느릿느릿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등 ‘힙합 스타일’의 흑인 문화에 대한 혐오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조항들이 인종을 명시하고 있지 않고 힙합 스타일을 즐기는 백인도 많지만, 사실상 인종차별적 시각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자유인권협회(ACLU)의 데비 시그레이브스 조지아주 지부장은 “흑인 젊은이들에게서 유래한 옷차림을 하나만 꼽아서 ‘받아들일 수 없는 표현 방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합헌적 요소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치수가 큰 바지를 허리 아래로 내려입는 옷차림은 감옥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된 바지의 치수가 너무 커서 허리띠가 필요한 수감자들에게, 감옥 쪽은 ‘자살 도구나 흉기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허리띠 지급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치수가 큰 바지를 헐렁하게 입는 수감자들이 불가피하게 생겨났고, 흑인이 다수였던 이들의 문화를 90년대부터 랩 가수 등이 대중문화화하면서 유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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