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부에 불공정행위 제동 청원
할리우드가 캐나다의 영화ㆍ방송 제작시장 잠식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미국 정부에 부탁했다. 5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배우조합(SAG)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노조들은 4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에 캐나다 정부의 영화ㆍ방송 부문 보조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청원서는 세금공제 같은 캐나다의 정부 보조 때문에 할리우드의 인력들이 실업자 신세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미국의 방송과 영화 제작사들을 제작비가 저렴한 캐나다로 유치하려는 캐나다 정부의 보조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캐나다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청원서를 제출한 SAG 관계자는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지난 수십년 동안 캐나다에 빼앗긴 영화ㆍ방송ㆍ광고 제작시장을 되찾아오겠다"는 굳은 결의를 밝혔다. 할리우드 노조들의 이런 청원서는 지난 10년 동안 수천 개의 일자리를 빼앗긴 캘리포니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노조의 지원을 받아 캐나다를 상대로 제기한 최초의 공식적인 항의다. 이 청원서는 할리우드 노조뿐만 아니라 영화ㆍ방송 인력이 밀집해 있는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글렌데일, 샌타모니카, 버뱅크시도 후원하고 있다. 97년 이후 각종 연방과 주정부의 세금 혜택과 제작 지원으로 캐나다는 1천여 편의 미국 영화와 방송 제작을 유치했다. 특히 미국의 와이오밍주가 배경인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경우 실제로는 캐나다 앨버타에서 촬영했고, 영화 '시카고'와 TV영화 '루디 줄리아니 스토리'도 각각 시카고와 뉴욕이 아닌 캐나다에서 제작됐다.최근 들어 미국의 뉴멕시코주나 루이지애나주도 캐나다처럼 각종 세금공제 혜택을 미끼로 제작사들을 유치해 캐나다로 향하는 제작사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할리우드는 여전히 캐나다가 제작 인건비의 16%까지 공제해주는 방식으로 불공정하게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청원서를 접수받고 45일 내로 이 문제를 조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해원 통신원 matrix1966@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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