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12 01:01
수정 : 2007.09.12 01:01
WTC건물 공사 재개로 그라운드 제로밖 첫 추모식
9.11 테러참사 6주년인 11일(현지시각)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에서 추모식을 비롯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테러 공격으로 일거에 무너져 내린 '미국 번영의 상징물'이었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빌딩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 인근 주코티 공원에는 이날 아침 유가족들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미 공화당 대권주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추모식이 열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우중충한 날씨 속에 오전 8시40분 백파이프와 드럼의 연주로 시작된 추모식은 당시 테러범들이 납치한 비행기가 무역센터 북측 타워에 충돌한 오전 8시46분, 남측 타워에 충돌한 9시3분, 남측과 북측 타워가 각각 붕괴된 9시59분과 10시29분 등 4차례에 걸쳐 추모의 종 타종과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과 이름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묵념과 희생자들의 이름이 낭독되는 동안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은 당시의 악몽을 되살아난 듯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 추모식에서는 WTC 근처에서 일하다 무너진 빌딩에서 발생한 진분으로 폐관련 질환을 앓다 5개월뒤 숨진 변호사 펠리시아 던 존스의 이름도 처음으로 희생자 명단에 포함돼 낭독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추모행사는 9.11테러 발생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 제로 외부에서 치러졌다. 무너진 쌍둥이빌딩을 다시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안전 문제로 인해 그라운드 제로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희생자 유가족들이 반발했지만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 추모식 도중 유가족들이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하는 것만 허용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을 9.11테러의 슬픔을 넘어 새롭게 움직이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이에 따라 이날 추모식 도중 그라운드 제로에 내려가 헌화하고 숨진 가족을 기릴 수 있었다.
그라운드 제로에 내려갈 수 있는 것도 공사의 진전으로 인해 올해가 마지막일 예상돼 앞으로 그라운드 제로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도 이날 개장 직전인 9시29분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며 9.11테러로 658명의 직원이 희생된 캔터 피츠제럴드는 이날 올리는 수입을 자선사업에 기부키로 하는 등 뉴욕에서는 이날 9.11 희생자들을 기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밤에는 쌍둥이 빌딩을 상징하는 두 줄기 빛이 상공으로 치솟아 뉴욕 맨해튼의 하늘을 밝힐 예정이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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