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0.14 20:34
수정 : 2007.10.14 20:34
산체스 전 미군사령관, 부시 행정부 신랄하게 비판
전직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 리카도 산체스 예비역 중장이 “이라크전은 끝이 안보이는 악몽“이라고 토로했다.
2003년 6월부터 1년 동안 이라크 주둔 미군을 지휘한 산체스 예비역 중장은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국의 군사담당 기자·에디터 협회 연례 회의에 연사로 나서 “부시 행정부가 엄청난 결함 투성이고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전쟁계획을 추진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미국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산체스는 이라크에서 저항 활동이 일어나도록 한 정치·군사적 오류로 사담 후세인의 몰락 뒤 사담 시절 이라크 군대의 해산과 부족 지도자들과 연대 구축 실패, 신속한 민간 정부 수립 실패 등을 지적했다.
산체스는 또 “전쟁 4년 뒤에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절망적인 투쟁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런 실패는 행정부와 의회, 특히 국무부가 져야 하며 미국인들은 이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연초 미군 주둔병력 3만명을 증강한 전략에 대해서도 “이 전쟁의 정치·경제적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행정부에 의한 절망적 시도”라고 비판했다.
산체스는 “초당적 협력 없이는 우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워싱턴에서는 우리에게 희망을 줄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결함 투성이인 접근법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패배를 지연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렇지만 산체스는 당장 철군도 대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고 미국은 현재 노력을 계속 해나가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 시절 일어난 미군의 이라크인 수감자 고문사건인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사건으로 대장 진급을 하지 못한 채 전역한 뒤 현재 미군 장성에 대한 훈련 자문을 맡고 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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