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모기지 채무불이행 비율 급증
미국 월스트리트(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초래된 금융시장의 부실충격 흡수를 위해 최대 1천억달러의 구제금융기금 조성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의 모기지 부실 여파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주택대출 채무 불이행 비율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보다도 높았다면서 이는 더 많은 채무자들이 집을 잃으면서 주택시장의 혼란이 예상보다 오래 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영블러드는 올해 초부터 나온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모기지 업체와 은행들이 올해 7월 또는 8월까지도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 조건을 강화하지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채무불이행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불 모기지 규모도 10조6천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블러드는 7월까지 5.77%였던 변동금리 주택대출 채무불이행 비율이 8월에 8.05%로 급증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동기의 5.36%와 비교할 때도 현저하게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블러드는 대출에 급제동을 걸어도 모기지 부실이라는 폭주기차의 속도가 줄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지만 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았으며 이를 해결할 새로운 방안도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상태여서 모기지 부실 여파가 분석가들의 예상보다 오래 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채무 불이행 비행이 높아진 데는 일자리 감소와 주택가격의 하락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주택업계 침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지역의 경제를 위협하고 있으며 집값 하락이 낮은 이율에서 시작하는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금리조정을 위한 재대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면서 채무 불이행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출기관이 대출조건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금리 인상이 예정된 채무자들의 재대출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돼 채무 불이행 비율이 갈수록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피터 하드 리서치가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채무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자율이 아직 인상되지 않은 채무자 가운데 채무불이행을 우려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했지만 이미 이자율이 올라간 채무자 중에서는 41%가 채무불이행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 수입 5만달러 이하 채무자 가운데 근 4분의 3이 이자율 인상이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며 연수입 5만달러 이상 채무자 중에서도 40%가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계층도 집값 급등세에 편승, 고가의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모기지 부실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파장도 수년 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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