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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15 21:08 수정 : 2007.11.15 21:16

2002년 쿠바의 관타나모만에 있는 미국 해군기지내 캠프 엑스레이에서 미군 경비병들이 한 수감자를 데려가고 있다. AP연합

저항의지 꺾고 순응하게…‘인권침해’ 비난 가중

신규수감자 격리해 불안 높여라
후추 스프레이는 눈·코·입 겨냥
수용자 겁주도록 군견산책할 것

“신규 수감자는 첫 2주 동안 사실상 격리해 내부 불안과 혼란을 조장하라.” “일부 수감자는 국제적십자사 면담을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이 고문 등 심각한 인권침해 논란에도 아랑곳않고 알카에다와 탈레반 테러용의자 등 약 300명을 구금하고 있는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관리운용 규정’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양심적 고발 사이트(www.wikileaks.org)에 올라와 있는 239쪽 분량의 이 규정은 수감자들의 ‘저항 의지’를 꺾고 순응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규정은 △수용자들이 보고 겁을 먹도록 군견을 산책시켜라 △후추 스프레이는 눈, 코, 입을 겨냥하고 0.5~1초 동안 9~18㎝ 거리에서 뿌려라 △수감자에게 보상으로 추가 화장지를 지급할 수 있다 등 매우 구체적인 관리지침을 담고 있다. 특히 일부 수감자의 국제적십자사 면담을 불허하는 내용은 미군이 줄곧 부인해온 것이다.

이 규정은 ‘기밀’은 아니지만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정부 관용’으로 분류된 것으로, 2003년 3월 당시 수용소 책임자인 조프리 밀러 소장이 서명한 진본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그동안의 공식발표와 달리 유일하게 수감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국제적십자사 직원과의 면담조차 불허한 것은 미 행정부의 진정성에 깊은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타나모 수용소는 “해당 교범은 2003년 당시의 것으로, 이후 많은 내용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인권단체들로부터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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