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0 19:11
수정 : 2007.11.20 19:11
중, 교역량 554억달러 3위로
미, 3개 투자펀드 출연 밝혀
미국 재계가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확대에 초조해하고 있다. 광대한 시장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14~16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비즈니스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미 재계의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0일 전했다. 미국이 옛 소련 공화국, 동유럽, 중남미에 투자를 집중하는 사이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중국은 지하자원에서 금융부문까지 아프리카 진출을 확장해, 양쪽의 교역 규모가 최근 3년새 2배로 늘었다. 지난해는 약 554억6천만달러(51조원)에 이르러, 미국·프랑스에 이어 세번째를 차지했다.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로버트 보스바처 사장은 “미국이 조금씩 따라잡히고 있다”며 “아프리카 성장의 기회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아프리카 펀드 조성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우려의 반영으로 보인다. 폴슨 장관은 19일 아프리카 자본시장 개발을 목표로 ‘글로벌 아프리카 오퍼튜니티 펀드’ 등 3개 아프리카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2억5천만달러를 출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투자에서 어느 나라가 미국을 앞지르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번 펀드 조성은 미 기업의 아프리카 투자지원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 기업들은 또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면서 인권 등은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다. 미 수출입은행 조셉 그랜드메이슨 이사는 “비즈니스 정상회의에서 중국 기업의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고, 중국과 미국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나라들은 미 재계의 우려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우간다 요웨이 무세베니 대통령은 “커피 1㎏을 1달러에 팔면 영국에서는 볶고 갈아 1㎏당 20달러에 판다”며, 서구 나라들이 그동안 아프리카를 얼마나 ‘푸대접’해왔는지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지만, (중국의 등장으로) 앞으론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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