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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09 16:32 수정 : 2007.12.09 16:32

미국 대학생들이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4월 버지니아텍 총기사건 희생자들의 끔찍한 모습을 재연한 사진들을 인터넷에 게시했다가 버지니아텍 지역사회의 공분에 직면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핏빛이 선연하고 탄환이 박혀있는 버지니아텍 의상을 입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생 2명의 사진들이 커뮤니티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올라오면서 네티즌 수천명이 방문하고 댓글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텍 박사과정에 있다는 켄 스탠턴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과 가족을 살해한 바로 그 사건을 잘 이겨내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놀라울만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이 사건에 펜실베이니아 학생들이 개입해 (범인인) 조(승희)를 버지니아텍을 대표하게 한다면 우리도 사진속 인물들을 그 대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문이 커지자 사진속 인물이라고 밝힌 한 남학생은 핼로윈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학교에 난입한 30대 트럭운전사가 여학생 3명을 살해한 사건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그런 모습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재미있게 하기 보다는 충격적인 요법을 동원한 것"이라며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지만 슬퍼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는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놀라운 가를 보여주고자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측도 자기 학생들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진화에 나섰다.

대학측은 "학생들과 교수, 졸업생 등 펜실베이니아 사람들은 그들이 한 행동에 매우 놀랐다"며 버지니아텍측에 전화를 걸어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버지니아텍 졸업생으로 당시 사건으로 사촌을 잃은 트레이시 리틀존은 "누가 무엇을 하든 죽은 사촌이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보다 더 가혹한 것은 없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기성 기자 cool2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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