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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0 02:30 수정 : 2008.01.10 02:30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9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가운데 이스라엘 땅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테러 조직으로 여기는 하마스의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 미국이 주도하는 봉쇄 제재를 당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자지구의 주민들은 정파를 초월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로 부시를 맞이했다.

그러나 요르단강 서안에 국한된 자치정부를 운영하는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 측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다.

사흘 간 예루살렘에 머물면서 요르단강 서안을 잠깐 방문할 예정인 부시 대통령은 지난 98년 이스라엘을 찾았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달리 가자지구에 들르지 않을 계획이다.

압바스 수반의 파타당 지지자들을 포함한 약 2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부시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일부 시위 군중은 부시 대통령을 전쟁 범죄자라고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휘두르는 신발에 얻어맞는 뱀의 머리로 부시 대통령을 묘사한 대형 그림과 무슬림들의 피를 마시는 흡혈귀 모습을 한 부시 대통령의 포스터 사진이 목격됐다.

하마스 지도자인 마흐무드 알-자하르는 집회에서 연설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이스라엘의 안보에 관해 말했지만 이스라엘의 정착촌이나 팔레스타인인들에 가해지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고 비난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파타당 고위 간부인 자카리야 알-아가는 부시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균형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위한 비뚤어진 중동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파우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평화 중재 노력에 의존하고 있는 압바스 수반에게 미국과 이스라엘이 얘기하는 평화의 환상을 좇지 말라고 경고,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극도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압바스 수반의 최측근인 사이브 에레카트는 부시 대통령의 방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부시 대통령을 환영했다.

부시 대통령이 10일 방문하는 서안 지구는 이스라엘 군과 팔레스타인 보안군이 주요 도로를 모두 통제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인 샤우키 압델 라흐만(59)은 전자제품 가게의 TV로 부시 대통령의 이스라엘 도착 장면을 보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왔을 때는 기쁨과 희망으로 들떴지만 오늘은 정반대의 상황"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이스라엘 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공격 거점으로 활용되는 가자지구 북부에 공습을 가해 무장요원 1명 등 팔레스타인인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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