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반군 콜롬비아 혁명무장군(FARC)에 인질로 사로잡혔다 약 6년만에 10일 석방된 2명의 콜롬비아 여성정치인들중 한명인 클라라 로하스 전 부통령 후보가 석방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근교 마이케티아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
|
로하스는 지난 2002년 베탕쿠르 옆에 앉아있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와 지난 2003년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하스는 비디오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베탕쿠르는 자신들이 "전쟁의 와중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산 빈센테 델 가구안으로 유세를 갔었다"고 말했다. 로하스가 인질로 붙잡혀 있으면서 아들을 낳았다는 소문이 2006년 4월 처음으로 나왔다. 언론인 호르헤 엔리케 보테로는 한 책에서 로하스와 한 게릴라 간부 사이에서 아들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보테로는 로하스와 게릴라 간부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강간에 의해 아이가 태어난 것은 아니라고 밝혀 억척이 분분했다. 이런 가운데 8년반 동안 포로로 붙잡혀 있다가 2007년 5월 탈출한 경찰관 혼 프랑크 핀차오가 소년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문제의 아들은 나이가 세 살로 이름은 엠마누엘. 그는 게릴라들이 소년에게 정글에서 장난감도 만들어 주는 등 보호하고 있다고 증언까지 했다. ‘정글소년’ 엠마누엘은 곧바로 콜롬비아 현대사의 비극을 상징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언론기관들과 비정부 단체(NGO)들은 소년의 석방요구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FARC가 인질과 게릴라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이 ‘반쪽은 반군’ 이라고 지칭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국민 사이에서 소년에 대한 연민의 정은 더해갔다. 로하스의 어머니는 "태어난 아이가 포로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하다니 누가 상상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나는 손자를 사랑스럽고 활기에 찬 아이로 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랍 31일 FARC측의 인질석방 약속이 무산된 후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정글소년' 엠마누엘이 사실은 보고타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FARC가 수중에도 없는 소년을 석방하겠다고 거짓말을 했다면서 문제의 소년은 생후 몇 개월 만에 어머니와 헤어진 후 2005년부터 '환 다비드 고메스 타피에로'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보호시설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서둘러 실시한 DNA 조사를 통해 소년이 곤살레스 집안의 자식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FARC는 뒤늦게 콜롬비아 정부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번에 로하스가 우여곡절 끝에 석방됨에 따라 기구한 사연 속에 맺어진 모자는 앞으로 며칠 안에 헤어진 지 2년이 훨씬 지나 상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글소년이 생모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