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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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유대인 공동체 “마라도나는 수치…모욕” |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7)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게 축구 유니폼을 선물했다는 보도와 관련, 아르헨티나의 유대인 공동체가 마라도나를 맹비난하고 나섰다고 스페인 EFE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4년 폭탄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중심이 된 유대인 공동체는 "마라도나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축구 유니폼을 선물하며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는 사실이 모두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라도나는 전날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재 이란 대사관을 통해 자신이 대표선수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 산하 테러 희생자 유가족 단체를 이끌고 있는 세르지오 부르스테인 회장은 "마라도나의 행동은 수치이자 모욕"이라면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테러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라도나는 지난 달 이란 대사로부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명의의 방문 초청장을 받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나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는 이미 친분이 있지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이란을 방문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마라도나는 특히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매우 용기있고 정의로운 인물"이라고 묘사하는 등 친근감을 나타내면서 아르헨티나 내 유대인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992년과 1994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 및 유대인 공동체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92년에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테러로 29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했으며, 1994년 7월에는 AMIA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 85명의 사망자와 2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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