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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4 07:44 수정 : 2008.01.14 09:33

13일 버락 오바마 미 민주당 대선주자가 라스베가스의 한 교회에서(왼쪽 사진) 힐러리 미 민주당 대선주자가 콜럼비아의 한 시청에서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

미국 대선 후보경선에서 흑인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경선 레이스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흑인 비하 발언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연일 벌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힐러리 의원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 기간에 주장한 발언이다.

흑인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인권운동에 헌신했지만 1964년 인권법을 만든 사람은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었고, 킹 목사는 존슨을 적극 지지했다고 힐러리가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측은 그녀의 발언은 결국 킹 목사는 변화를 실행할 수 없었으며, 백인인 존슨 전 대통령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룩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으로 흑인을 비하한 발언이라고 공박하고 나섰다.

오바마는 힐러리의 발언이 "유감"이라며 "그 말에는 우리가 하는 일이 가소롭다는 의미가 어느 정도 들어있다. 이런걸 보면 미국민들이 왜 워싱턴 정치와 그들의 행태에 식상해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힐러리측은 오바마 진영이 발언을 왜곡해 선거전략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힐러리는 각종 방송 등에 출연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 하나가 마틴 루터 킹 목사라며 오바마 진영이 그의 발언을 전혀 다른 뜻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성별이나 인종은 이번 선거전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또 오바마가 킹 목사에 비유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오바마는 연설은 잘하지만 최루탄을 마시며 시위를 하느라 얻어 맞고 감옥에 갔던 킹 목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힐러리와 오바마 측이 이처럼 민감한 흑인 문제를 놓고 공방전을 벌이는 것은 26일 열리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경선에서는 흑인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투표 참여자의 50% 이상이 흑인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할 경우 20여 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치르는 다음달 5일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잡는데 매우 유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힐러리와 오바마 간의 흑인 표심을 겨냥한 이 같은 공방이 유권자들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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