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17 02:21
수정 : 2008.01.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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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종탑 일종의 피뢰침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1791년대의 금제 종교얘술픔 타임캡슐.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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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대국 멕시코에서 대표적 종교시설로 꼽히는 멕시코시티 대성당의 종탑에서 지난 1791년 대성당 완공과 함께 건물의 안녕을 기원하며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타임캡슐이 발견됐다고 멕시코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구(舊) 시가지의 중심이 되는 소칼로 광장에 접해있는 대성당의 보수 과정에서 발견된 납 상자 안에는 1791년 5월14일 218년 동안에 걸친 대성당 공사를 끝내면서 봉안한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성물과 동전, 양피지 등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대성당 측은 작년 10월 대성당의 남쪽 종탑의 가장 윗부분에 설치되어 있는 십자가의 기단에서 납 상자를 발견한 후 3개월 동안 조심스런 개봉과 함께 보존 조치를 거쳐 일반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납 상자 안에는 당시 교황이 축복한 왁스로 만든 작은 상자도 있었는 데 이는 대성당 건물의 안녕을 축원하는 의미를 띠고 있다고 성당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톨릭교에서 번개와 연관이 있는 순교자 성 바르바라의 모습을 새긴 판화도 발견됐는 데 이것은 피뢰침을 대신하는 성물로 대성당을 번개로 부터 지켜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고 고고학자들은 설명했다.
별다른 손상 없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양피지에는 납 상자 안에 봉납하는 23개의 메달, 동전 5개, 야자수 잎으로 만든 5개의 십자가 등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봉납물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관계자들은 대성당 건물이 그 동안 홍수와 전쟁의 와중에서도 무사했고 대성당 주위의 지반이 가라앉은 등 상황에서도 별다른 탈이 없었던 것은 납 상자에 안치한 물건들의 효력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대성당 측은 개보수 공사가 끝나는 대로 오늘 날의 사정을 반영하는 또 다른 타임캡슐을 안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히고 그러나 어떤 물건을 넣을 것인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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