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포로 출신으로 국가안보관이 누구보다 투철하고 원칙에 철저한 매케인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였으나 선거자금 부족과 인기없는 이라크 주둔 미군 증강정책에 대한 무모하리만큼 일관된 정책으로 여론의 후폭풍을 맞으면서 중도탈락의 위기까지 겪는 듯 했다. 매케인이 이런 상황에서 선거자금난 타개를 위해 생명보험까지 담보로 제공해 은행에서 가까스로 300만달러를 대출받아 고비를 넘겼다는 일화는 그가 어디까지 몰렸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매케인은 이라크 상황이 개선되고 일관된 정치적인 견해로 다시 신뢰를 얻으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해 뉴햄프셔에 이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도 잇따라 승리했다. 특히 매케인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배수진을 쳤던 플로리다에서까지 승리해 핵심 보수파 진영에서도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슈퍼화요일의 승전보룰 이끌어냈다. 플로리다는 등록된 공화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프라이머리 형태로 치러졌기 때문에 공화당 보수파들의 지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선거였다. 이어 줄리아니의 지지선언을 받아 선거인단의 보고인 뉴욕과 뉴저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또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력지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지지를 받았는가 하면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지지도 얻는데 성공했다. 허커비는 예상외 선전으로 기독교 성향의 보수표가 분산된 것도 롬니의 매케인 추격전에 발목을 잡았다. 허커비는 이날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첫 승리를 거두면서 갈 길 바쁜 롬니의 발길을 일찌감치 가로 막았다. 웨스트 버지니아 투표는 1차에서 롬니가 승리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가 실시됐는데 이 과정에서 매케인 지지자들이 롬니를 견제하기 위해 허커비에게 표를 몰아줘 허커비가 역전승을 거뒀다. 허커비는 또 예상외의 선전하면서 아칸소와 웨스트버지니아, 조지아, 앨라배마 등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롬니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표를 반분했다. 롬니는 매사추세츠, 노스 다코타, 유타 등에서 이겼지만 매케인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선두자리를 사실상 굳힌 매케인도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몇 개 주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는 공화당이 선두주자를 대선 후보로 지명해왔다는 생각에 익숙해 있다"고 말해 공화당의 대선후보는 당연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커비와 롬니는 그러나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매케인, 민주 후보 누가 돼도 승리 자신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이전부터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예비경선이 의례적 공식절차에 불과한 것처럼 "슈퍼화요일 이후에 우리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당을 단합하게 하는 일"이라면서 자신의 경쟁자는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자들이 아니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임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주변여건은 결코 공화당에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의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후보가 1992년 대선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던 아칸소 주지사출신의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에게 당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한마디로 압축한 "경제란 말이냐, 바보야"라는 슬로건 때문에 패배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경제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또 매케인이 이날 선거인단이 많은 주요 전략 주들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승리가 당내 핵심 보수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 중도파들의 지지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후보 지명을 완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의 핵심 보수층들은 세금과 이민정책에 대해 공화당의 전통적인 입장을 따르지 않았던 매케인에게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이 오바마에게 열광하는데서도 알 수 있는 미국민의 변화에 열망도 공화당의 집권연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힐러리나 오바마가 최초의 여성대통령,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 변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들이 여성과 흑인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점이 본선에서 최대 강점인 동시에 최대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표방하면서도 중도파를 끌어 않으려는 정치적 입장을 표방해온 매케인이 최후의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전혀 실현 불가능한 전망은 아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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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슈퍼화요일’ 공화 매케인 화려한 부활 |
`컴백 키드' 존 매케인(71.애리조나) 상원의원이 5일 슈퍼화요일 예비경선에서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 대의원이 많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주들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오는 11월4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설 수 있는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다.
매케인은 이번 대통령 예비경선의 최대승부처인 이날 21개 주에서 실시된 공화당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당내 최대경쟁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물리치고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매케인은 지난 2000년 대선 도전에 나서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현 대통령인 조지 부시 후보에게 패배한 지 8년만에 대망의 대선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길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 내에서 독자 행보를 해 '유사 민주당원'이라는 비판도 받았던 매케인의 향후 행보에 공화당의 집권연장이냐 민주당의 정권탈환이냐가 달려 있게 됐다.
매케인이 민주 공화 양당을 통틀어 최고령인 71세로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에 오를 판이다.
◇매케인 화려한 부활
매케인은 이번 대선 예비경선에서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컴백 키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베트남전 포로 출신으로 국가안보관이 누구보다 투철하고 원칙에 철저한 매케인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였으나 선거자금 부족과 인기없는 이라크 주둔 미군 증강정책에 대한 무모하리만큼 일관된 정책으로 여론의 후폭풍을 맞으면서 중도탈락의 위기까지 겪는 듯 했다. 매케인이 이런 상황에서 선거자금난 타개를 위해 생명보험까지 담보로 제공해 은행에서 가까스로 300만달러를 대출받아 고비를 넘겼다는 일화는 그가 어디까지 몰렸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매케인은 이라크 상황이 개선되고 일관된 정치적인 견해로 다시 신뢰를 얻으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해 뉴햄프셔에 이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도 잇따라 승리했다. 특히 매케인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배수진을 쳤던 플로리다에서까지 승리해 핵심 보수파 진영에서도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슈퍼화요일의 승전보룰 이끌어냈다. 플로리다는 등록된 공화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프라이머리 형태로 치러졌기 때문에 공화당 보수파들의 지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선거였다. 이어 줄리아니의 지지선언을 받아 선거인단의 보고인 뉴욕과 뉴저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또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력지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지지를 받았는가 하면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지지도 얻는데 성공했다. 허커비는 예상외 선전으로 기독교 성향의 보수표가 분산된 것도 롬니의 매케인 추격전에 발목을 잡았다. 허커비는 이날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첫 승리를 거두면서 갈 길 바쁜 롬니의 발길을 일찌감치 가로 막았다. 웨스트 버지니아 투표는 1차에서 롬니가 승리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가 실시됐는데 이 과정에서 매케인 지지자들이 롬니를 견제하기 위해 허커비에게 표를 몰아줘 허커비가 역전승을 거뒀다. 허커비는 또 예상외의 선전하면서 아칸소와 웨스트버지니아, 조지아, 앨라배마 등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롬니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표를 반분했다. 롬니는 매사추세츠, 노스 다코타, 유타 등에서 이겼지만 매케인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선두자리를 사실상 굳힌 매케인도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몇 개 주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는 공화당이 선두주자를 대선 후보로 지명해왔다는 생각에 익숙해 있다"고 말해 공화당의 대선후보는 당연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커비와 롬니는 그러나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매케인, 민주 후보 누가 돼도 승리 자신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이전부터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예비경선이 의례적 공식절차에 불과한 것처럼 "슈퍼화요일 이후에 우리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당을 단합하게 하는 일"이라면서 자신의 경쟁자는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자들이 아니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임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주변여건은 결코 공화당에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의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후보가 1992년 대선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던 아칸소 주지사출신의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에게 당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한마디로 압축한 "경제란 말이냐, 바보야"라는 슬로건 때문에 패배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경제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또 매케인이 이날 선거인단이 많은 주요 전략 주들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승리가 당내 핵심 보수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 중도파들의 지지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후보 지명을 완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의 핵심 보수층들은 세금과 이민정책에 대해 공화당의 전통적인 입장을 따르지 않았던 매케인에게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이 오바마에게 열광하는데서도 알 수 있는 미국민의 변화에 열망도 공화당의 집권연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힐러리나 오바마가 최초의 여성대통령,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 변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들이 여성과 흑인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점이 본선에서 최대 강점인 동시에 최대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표방하면서도 중도파를 끌어 않으려는 정치적 입장을 표방해온 매케인이 최후의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전혀 실현 불가능한 전망은 아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베트남전 포로 출신으로 국가안보관이 누구보다 투철하고 원칙에 철저한 매케인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였으나 선거자금 부족과 인기없는 이라크 주둔 미군 증강정책에 대한 무모하리만큼 일관된 정책으로 여론의 후폭풍을 맞으면서 중도탈락의 위기까지 겪는 듯 했다. 매케인이 이런 상황에서 선거자금난 타개를 위해 생명보험까지 담보로 제공해 은행에서 가까스로 300만달러를 대출받아 고비를 넘겼다는 일화는 그가 어디까지 몰렸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매케인은 이라크 상황이 개선되고 일관된 정치적인 견해로 다시 신뢰를 얻으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해 뉴햄프셔에 이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도 잇따라 승리했다. 특히 매케인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배수진을 쳤던 플로리다에서까지 승리해 핵심 보수파 진영에서도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슈퍼화요일의 승전보룰 이끌어냈다. 플로리다는 등록된 공화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프라이머리 형태로 치러졌기 때문에 공화당 보수파들의 지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선거였다. 이어 줄리아니의 지지선언을 받아 선거인단의 보고인 뉴욕과 뉴저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또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력지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지지를 받았는가 하면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지지도 얻는데 성공했다. 허커비는 예상외 선전으로 기독교 성향의 보수표가 분산된 것도 롬니의 매케인 추격전에 발목을 잡았다. 허커비는 이날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첫 승리를 거두면서 갈 길 바쁜 롬니의 발길을 일찌감치 가로 막았다. 웨스트 버지니아 투표는 1차에서 롬니가 승리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가 실시됐는데 이 과정에서 매케인 지지자들이 롬니를 견제하기 위해 허커비에게 표를 몰아줘 허커비가 역전승을 거뒀다. 허커비는 또 예상외의 선전하면서 아칸소와 웨스트버지니아, 조지아, 앨라배마 등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롬니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표를 반분했다. 롬니는 매사추세츠, 노스 다코타, 유타 등에서 이겼지만 매케인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선두자리를 사실상 굳힌 매케인도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몇 개 주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는 공화당이 선두주자를 대선 후보로 지명해왔다는 생각에 익숙해 있다"고 말해 공화당의 대선후보는 당연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커비와 롬니는 그러나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매케인, 민주 후보 누가 돼도 승리 자신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이전부터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예비경선이 의례적 공식절차에 불과한 것처럼 "슈퍼화요일 이후에 우리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당을 단합하게 하는 일"이라면서 자신의 경쟁자는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자들이 아니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임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주변여건은 결코 공화당에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의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후보가 1992년 대선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던 아칸소 주지사출신의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에게 당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한마디로 압축한 "경제란 말이냐, 바보야"라는 슬로건 때문에 패배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경제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또 매케인이 이날 선거인단이 많은 주요 전략 주들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승리가 당내 핵심 보수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 중도파들의 지지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후보 지명을 완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의 핵심 보수층들은 세금과 이민정책에 대해 공화당의 전통적인 입장을 따르지 않았던 매케인에게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이 오바마에게 열광하는데서도 알 수 있는 미국민의 변화에 열망도 공화당의 집권연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힐러리나 오바마가 최초의 여성대통령,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 변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들이 여성과 흑인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점이 본선에서 최대 강점인 동시에 최대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표방하면서도 중도파를 끌어 않으려는 정치적 입장을 표방해온 매케인이 최후의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전혀 실현 불가능한 전망은 아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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