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더 많은 주에서 ‘화려한’ 승리
관심을 모았던 미국 민주당의 슈퍼 화요일 대전은 결국 '장군멍군'으로 끝났다. 경선 결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더 많은 주(州)에서 '화려한 승리'를 거둔 반면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대의원 수가 많은 주에서 오바마를 누르고 실속을 챙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슈퍼 화요일에서 우세 후보를 결정짓지 못한 채 팽팽한 대결을 이어가게 돼 앞으로 예정된 경선에서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힐러리는 대형 주에서, 오바마는 다수 주에서 승리 = 이날 경선 결과 오바마는 모두 22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주에서 승리했다. 텃밭인 일리노이(대의원수 185명)를 비롯해 조지아(103명), 앨라배마(60명), 미네소타(88명), 콜로라도(71명), 코네티컷(60명), 델라웨어(23명), 유타(29명), 캔자스(41명), 노스 다코타(21명), 아이다호(23명), 알래스카(18명), 미주리주(88명) 등이 오바마가 승리한 주다. 반면 힐러리는 '정치적 고향'인 뉴욕(281명)을 비롯해 캘리포니아(441명), 뉴저지(127명), 매사추세츠(121명), 아칸소(47명), 오클라호마(47명), 테네시(85명), 애리조나(67명), 뉴멕시코(38명) 등 9개 주에서 오바마를 앞섰다. 힐러리는 비록 많은 주에서 오바마에게 뒤졌지만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등 대의원 수가 많은 주에서 모두 승리하는 실속을 챙긴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승자가 모든 대의원을 독차지하는 공화당과 달리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 배분을 나누기 때문에 힐러리는 확보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를 크게 앞서지는 못했다.◇히스패닉 대 흑인의 대결 = 이번 경선은 히스패닉표와 흑인표의 대결로 드러났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힐러리 지지로 쏠렸고 흑인표는 오바마에게 몰렸다. 그 결과 힐러리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멕시코 접경지역인 애리조나, 뉴멕시코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반면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가 많은 남부의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서 힐러리를 앞질렀다. 출구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오바마는 흑인표 가운데 80%를 얻은 반면에 힐러리는 히스패닉 유권자 10명 중 6명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륜 있는 후보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힐러리에게 지지를 보냈고 젊고 소득이 많은 유권자는 오바마를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표 및 백인표에 대한 힐러리와 오바마의 격차는 지금까지 실시된 경선 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오바마의 선전을 뒷받침했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오바마는 여성 유권자 10명, 백인 유권자 10명 중 각각 4명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조사돼 그동안 힐러리에게 밀렸던 여성, 백인표에서 상당 정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오바마는 '코커스(당원대회) 효과'를 독톡히 봤다. 지난 달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했던 오바마는 이번 슈퍼화요일에 코커스가 치러진 알래스카, 콜로라도, 델라웨어, 몬태나, 노스 다코타, 미네소타에서 승리함으로써 당내 지지가 공고함을 확인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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