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선 ‘매케인 대항마’로 오바마가 힐러리보다 우세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두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을 놓고 박빙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인 만큼 각종 여론조사에서 매케인을 상대로 더 잘 싸울 수 있는 후보가 향후 경선에서도 득(得)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9일부터 `포스트 슈퍼화요일' 대전을 치러야 하는 힐러리와 오바마는 벌써부터 자신이 매케인 대항마로 더 적격이라고 주장하며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CNN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미 전역에서 선거등록자를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힐러리와 매케인 가상대결에서 50%대 47%로 힐러리가 오차범위내(±3%)에서 매케인을 앞섰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실시된 타임의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는 46%의 지지를 얻어 매케인과 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CNN 조사에서 오바마는 매케인에게 52%대 44%로 8% 포인트나 앞섰고, 타임 조사에서도 48%대 41%로 7%포인트 이겼다. 오차범위를 훨씬 넘는 분명한 우세였다. 이 같은 조사에 대해 오바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힐러리가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녀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이 꽤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CNN 여론조사 응답자 가운데 44%가 힐러리를 싫어한다고 답변, 매케인(36%)이나 오바마(31%)보다 많았다.또 오바마가 힐러리에 비해 무당파나 공화당원들로부터 좀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매케인과의 가상대결에서 오바마가 힐러리를 앞선 이유로 분석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승부는 남성표에서 갈렸다는 지적이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매케인-힐러리 대결에선 매케인에 57%, 힐러리에 39%의 지지를 보내 매케인이 18%포인트 앞섰으나 매케인-오바마 대결에선 49%대 46%로 매케인이 3%포인트 리드하는 데 그친 것. 심지어 백인 응답자에 있어서도 매케인-힐러리 대결에선 56%대 41%로 매케인이 무려 15%포인트 앞섰으나 매케인-오바마 흑백대결에선 52%대 43%로 격차가 9%포인트로 줄었다. 미 정가는 슈퍼화요일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힐러리가 일단 여론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매케인 변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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