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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09 18:35 수정 : 2008.02.09 23:57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8일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연설하고 있다. 위치타/AP 연합

사회문제 ‘민주당쪽 성향’ 우려 씻기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지난 5일 ‘슈퍼화요일’ 경선 승리로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거머쥠으로써 일찌감치 대선 채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뒤 경쟁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경선을 포기해, 선두 자리를 굳혔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여전히 남았으나, 매케인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그의 당내 위치는 독특하다. 안보 문제에서는 강경 보수주의 색채가 뚜렷하지만, 몇몇 사회문제에서는 공화당 주류와 엇박자를 냈다. 그가 경선과정에서 온건파와 무당파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아 온 것도 그의 이런 독특한 정책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 포로 출신인 매케인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과 증파를 강력히 지지해 왔다. 대외정책과 관련해서는 공화당 주류와 보조를 맞췄다. 그러나 그는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을 두 차례나 반대했다. 2001년에는 “부시의 감세 정책이 중산층을 희생시키고 부자들만 이롭게 한다”고 비난했고, 2003년에는 “이라크 전쟁의 비용이 확정되지 않는 한 세금 감면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공박했다. 또 동성애 금지를 위한 헌법 개정,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 금지 등을 반대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 적극 대처를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쪽 견해에 가깝다.

그는 이런 태도 때문에 경선과정에서 당내 보수파들과 갈등을 겪었다. 그는 한때 보수 복음주의자 제리 폴월, 팻 로버츤 목사를 ‘불관용의 대변자’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반면 유명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러시 림보 등 보수파는 “매케인이 정통 보수주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다”고 비판했다. 매케인은 8일 ‘보수주의 정치행동 회의’ 연설에서도 여러 차례 야유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매케인은 앞으로 그가 공화당 내 강경파를 끌어안으면서 동시에 그동안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온건파와 무당파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이중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매케인은 슈퍼화요일 승리 연설에서 “나는 공화당원”이라는 말을 여섯 차례나 했다. 다분히 공화당 내부 반대파를 겨냥해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논란을 빚는 이슈와 관련해서는 한발 물러서 공화당 주류 쪽에 조금씩 접근해 왔다. 8일 ‘보수주의 정치행동 회의’ 연설에서도 “자신이 보수주의 원칙에 충실하다”며 낙태 반대와 작은 정부, 감세, 강력한 군사력 등을 옹호했다.

이런 매케인의 유화 제스처가 일부 보수세력들 사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보수단체 ‘성장을 위한 클럽’(CFG)은 8일 보수주의 정치행동 회의에 앞서 “매케인과 함께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이 단체의 회장 팻 투미는 “매케인은 보수주의자와 손잡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과거 매케인과 대립해 온 감세 운동가 그로버 노키스트는 “매케인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불안심리는 매케인이 앞으로 보수주의적 이슈를 제기하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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