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11 22:08
수정 : 2008.02.1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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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0일, 이틀 뒤 예비선거가 진행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유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알렉산드리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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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서 홉킨스·작가 레싱 등 잇단 우려 제기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대통령에 선출되더라도 암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국제복싱연맹(IBF)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인 미국 흑인 선수 버나드 홉킨스는 10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한두 달도 되지 않아 목숨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그리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온 그는 “미국이 백악관의 주인으로 흑인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미국인들이 대통령이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도 9일 스웨덴의 한 신문 인터뷰에서 “흑인은 대통령직에서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아마 죽일 것”이라며 오바마 암살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누가 오바마를 살해할지 특정하진 않았으나, 백인 우월주의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레싱은 두 사람이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동반 출마한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면서도 “힐러리는 현명한 여성이고, 힐러리가 선출되면 더 평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인종문제는 오바마가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노리면서 불거졌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이미 민주당 안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된 상태다. 오바마가 본선에 진출한다면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는 인종 차별주의자들의 위협으로 대통령 후보 가운데 신변 경호를 가장 먼저 받았다.
잇따른 암살 경고는 대선에서 미국의 뿌리 깊은 흑백 갈등이 다시 폭발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1968년), 말콤 엑스(1965년) 등이 암살된 바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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