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 출국명령 시사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국 내 미국 대사관의 스파이 활동 중단을 촉구했다고 스페인 EFE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중부 코차밤바 시(市)에 위치한 군사학교 개강식에 참석, 미국 대사관 직원 1명이 스파이 활동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 "군은 미국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스파이 활동으로부터 볼리비아의 통합과 주권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이 실습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스파이 활동을 종용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사관이 볼리비아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외무부에 따르면 존 반 셰이크라는 이름의 미국인 실습직원이 최근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무장관 앞에서 "미국 대사관 직원인 빈센트 쿠퍼가 지난해 11월 볼리비아 내 쿠바인과 베네수엘라인들의 동향을 파악하도록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미국 대사관 측은 전날 "적절치 못한 제의가 이루어졌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스파이 활동을 하도록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이날도 대사관 대변인 발표를 통해 "통상적인 보안 관련 회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벤 가마라 볼리비아 외무차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는 이 미국 대사관 직원은 볼리비아에 입국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쿠퍼에 대해 출국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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