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18 20:44
수정 : 2008.02.18 20:44
‘반나프타’ 정서 활용전략
‘적극공세’ 오바마 더 유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위스콘신(19일), 오하이오(3월4일) 등 제조업이 밀집한 중서부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유세도 이곳의 지역정서를 겨냥해 반자유무역, 반기업 메시지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바마는 누구보다 ‘자유무역 반대’를 적극 이슈화하며 노조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위스콘신 매디슨을 방문해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때문에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나프타 같은 무역협정으로 외국은 수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미국인들은 그들의 일터가 폐쇄되고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그동안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지역이다. 이 지역의 반자유무역협정 정서를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오바마는 또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체결된 나프타를 힐러리가 지지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 쪽은 “오바마가 근거없이 음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힐러리는 최근 나프타가 미국에 불리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며 나프타 개정을 주장해 왔다.
오바마의 이런 공세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160만명 노조원을 자랑하는 ‘서비스업노동자국제연맹(SEIU)’ 노조가 15일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이유 중 하나는 반나프타 정서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조직의 간부 애나 버거는 “힐러리도 현재 나프타를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힐러리는 나프타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난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업노동자국제연맹의 지지는 하루 전 구성원이 130만명인 ‘식료품노동자연맹’(UFCW)의 지지 선언에 뒤이은 것이다.
반면 주로 정부 공무원노조, 교사노조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힐러리는 자신을 ‘미국 중산층을 위한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힐러리는 15일 오하이오 신시내티에서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은 부자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해 5억달러를 버는 월가의 펀드매니저가 한해 5만달러를 버는 교사나 간호사, 트럭운전사보다 더 적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우리는 모든 세금감면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는 또 최근 유가상승으로 고통받는 서민들과 대조적으로 유례없는 수익을 만끽하고 있는 석유기업 등에 대한 비판도 강화하고 있다. 힐러리는 위스콘신 텔레비전 선거광고에서 “지난 7년 동안 대통령은 석유회사, 제약회사를 위한 대통령이었다”며 “이제 우리 모두를 위한 대통령을 가질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