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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국가평의회 의장직에서 사임한 피델 카스트로 후임자로 24일 쿠바 의회에서 신임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지명된 라울 카스트로가 의회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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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국정현안 자문.. 권력구조 당분간 변화 없을 듯
쿠바 의회는 24일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후계자로 피델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을 선출했다. 49년간 쿠바를 철권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가 지난 19일 국가평의회 의장직에서 사임한 지 5일만에 쿠바 의회는 단독 후보인 라울 국방장관을 신임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지명했다. 라울은 형 피델이 2006년 7월31일 장출혈 수술을 받으면서 권력을 사실상 넘겨준 후 지난 19개월 동안 피델을 대신해 국가를 운영해 왔다. 라울은 이날 의회에서 후계자로 정식 선출됨에 따라 인구 1천200만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의 최고지도자로 쿠바를 통치하게 됐다. 이에 따라 피델 카스트로 시대가 저물고 라울 카스트로 시대가 개막됐다. 또 의회는 이날 라울 장관과 함께 혁명세대에 속하는 호세 라몬 마차도를 국가평의회 2인자로 선출했다. 국가평의회 수석 부의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카를로스 라헤 내각장관은 5명의 부의장 중 한 명으로 유임됐다. 라울은 국가평의회 의장에 선출된 후 수락 연설에서 중요 국정 현안에 대해 전임자인 피델에게 자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했으며 의회는 이를 즉각 수락했다.이번 신임 의장 선출은 반세기 동안 쿠바를 통치하면서 반미(反美) 운동에 앞장서 왔던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개혁과 개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계기로 전환할 수 있을 지에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피델 사임 후 예상대로 그의 동생인 라울이 국가평의회 의장에 선출되고 카스트로 형제의 혁명 동지인 마차도가 라울이 그 동안 맡아온 2인자 자리에 오름에 따라 쿠바의 권력구조에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피델은 1997년 라울을 후계자로 공식 지명했다. 이후 라울은 후계 수업을 착실하게 받아왔으며 피델은 지병이 악화하자 지난 2006년 7월 라울에게 권력을 잠정 이양했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아바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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