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27 06:52
수정 : 2008.02.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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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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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 이후 노동자들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리우 데 자네이루 주(州) 산타크루스 산업지대 내의 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파리에도, 런던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노동운동을 하고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상파울루 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 시(市)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 시의 위성도시 중 하나인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는 룰라 대통령이 금속노조를 이끌며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는 등 정치경력을 쌓은 곳으로, 브라질 노동운동의 최대 중심지로 꼽힌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집권한 이후에도 수시로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를 찾고 있으며, 퇴임 후 거주지도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전임자 가운데 일부가 퇴임 후에도 정치권에 머물거나 연구를 한다며 유럽 국가에서 수개월을 보내는 등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나는 대통령궁을 떠나는 순간 민중 속으로 들어갈 것이며, 나의 진정한 친구들은 브라질의 노동자들"이라면서 노동운동가 출신다운 발언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직전 전임자인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1995~2002년)에 이어 브라질 헌정 사상 두 번째로 연임에 성공해 현재 집권 2기를 보내고 있다.
집권당과 정부 각료들의 비리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는 상황에서도 줄곧 70%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집권당 내에서는 대통령 연임제한을 폐지하는 개헌을 추진해서라도 룰라 대통령이 3선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룰라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더라도 3선 연임을 시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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