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04 09:13
수정 : 2008.03.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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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우)이 3일 키토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웃 콜롬비아 정부군이 지난 2일 새벽 월경, 에콰도르 영토내에서 자국 반군 사령관 1명을 살해한뒤 에콰도르는 콜롬비아와의 국경에 군대를 배치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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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정부는 3일 콜롬비아 군대가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토벌을 구실로 자국 영토를 침범한데 대한 보복으로 콜롬비아와 단교한다고 발표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에콰도르 정부는 3일부터 콜롬비아 정부와 외교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외교부의 단교성명에 앞서 콜롬비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다짐하고 자신과 FARC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콜롬비아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지금 매우 심각한 상황에 있다. (콜롬비아는) 비열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정부로 평화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오스카르 나란호 콜롬비아 치안본부장은 FARC에서 2인자로 꼽히는 라울 레예스 대변인의 시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수거한 랩톱 컴퓨터에서 코레아 대통령이 FARC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이 최근 FARC에 3억 달러를 제공했다는 증거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정부군이 지난 1일 에콰도르와 국경선을 넘어 레예스 등 FARC 게릴라 17명을 사살하자 코레아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각각 군대를 콜롬비아 국경에 집중 배치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FARC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중재하면서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차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에 대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우리베 대통령을 '깡패두목', '거짓말쟁이' 등의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했다.
한편 미국 정부와 유엔은 대화와 자제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의 관심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당국의 문제로 베네수엘라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양측간의 대화를 촉구했다
유엔은 성명을 통해 반기문 사무총장이 이번 사태로 긴장이 고조되고 비난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면서 자제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 국가들과 스페인이 이번 사태를 중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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