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09 21:22
수정 : 2008.03.1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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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소속 군인 페드로 몬토야(가운데)가 8일 콜롬비아 페레이라의 정부군 기지에서 정부군 호위병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몬토야는 반군 고위 간부이자 직속 상관인 이반 리오스를 죽인 뒤 그의 주검 일부와 노트북 컴퓨터 등을 들고 정부군에 투항했다. 페레이라(콜롬비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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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정상 ‘논란 종식’ 선언…‘좋은 선례 남겼다’ 평가
콜롬비아·에콰도르·베네수엘라 등 남미 정상들이 7일 콜롬비아의 에콰도르 영토 침범을 둘러싼 논란의 종식에 합의했다. 무력충돌 우려까지 낳은 이번 사태는 일주일 만에 외부 개입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돼,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날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열린 ‘리우그룹’ 회의에서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지난 1일 에콰도르 국경을 넘어 반군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간부를 사살하는 작전을 벌인 데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코레아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또 에콰도르를 지지하는 뜻에서 콜롬비아와의 단교와 교역 중단을 선언한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도 결정을 번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화해는 남미 전역에 생중계된 텔레비전 토론 뒤 성사됐다. 토론에서는 코레아 대통령이 우리베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는 등 한때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이 우리베 대통령과 포옹하며 화해를 강조해 원만한 합의에 도달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합의로 남미 국가들이 부쩍 향상된 결속력을 과시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반군 단체의 존재와 미국의 대외정책을 둘러싼 각국의 갈등으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친미국가로 분류되는 콜롬비아는 이번 사태로 외교적 고립을 맛봐야 했다. 온건 좌파로 분류되는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등도 콜롬비아의 조처를 비난했다. 하지만 콜롬비아 내부에서는 납치·살해를 일삼아 온 반군 단체에 대한 반감이 커, 우리베의 강경 대응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높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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