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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13 22:15 수정 : 2008.04.13 22:15

“소도시 실업자, 적의에 차 총기·종교 등 매달려”
힐러리·매케인 “엘리트의식 드러내” 비판 공세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선두주자인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노동자 계층 ‘비하 발언’으로 곤경에 빠졌다. 오바마는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열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이 집중 공세에 나서 논란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오바마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한 것이다. 소도시의 실직 노동자 계층이 “적의에 가득차, 총기·종교, 자신과 같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반감 또는 반이민, 반무역 정서 등에 매달려 분풀이하는 것은 놀라운 게 아니다”라는 그의 발언이 11일 뒤늦게 공개되자, 비난이 빗발쳤다.

힐러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오바마를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엘리트주의자”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출신의 변호사인 오바마가 국민들의 신앙과 가치 판단을 한갓 분풀이로 무시하고 매도하는 교만함을 보였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증오에 가득차 종교에 매달리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이며, 총기와 이민 등에 대한 태도도 좌절감 때문이 아니다”며 “국민들은 자신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지지해주는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 쪽도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계층에 엘리트의식과 우월의식을 드러냈다”며 “평범한 미국인들과 동떨어진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바마는 “내 발언으로 불쾌했다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을 말했다. 국민들은 지쳤다. 그들은 화가 났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변화를 원하고, 그래서 내가 미국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것이다”며 발언 배경을 적극 해명했다.

이번 발언의 파문은 담임목사였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갓댐 아메리카’ 발언만큼이나 오바마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피>(AP) 통신은 경선의 중대 고비인 22일 펜실베니아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앞두고 문제의 발언이 나와, 오바마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22일 예비선거의 압승으로 극적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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