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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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오바마 대선도전 실패한 케리·고어에 비유 ‘논란’ |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 지명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2000년과 2004년 대선 도전에 실패한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을 비유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워싱턴 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힐러리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의 메시아 칼리지에서 열린 한 종교 관련 포럼에서 오바마의 소도시 지역 주민들의 좌절감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은 사람들의 가슴에 와닿지 않는 잘난 엘리트주의에 젖어서 나온 것이라면서 오바마가 고어와 케리처럼 본선에서 공화당에 패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비공개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미국의 중서부 지역과 펜실베이니아 지역 소도시 주민들이 오랫동안 일자리가 줄어든 데 따른 좌절감으로 종교에 매달리고 반(反) 이민과 반무역적 정서를 보이고 있다고 발언, 적절치 못한 용어를 사용했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힐러리는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이틀 연속 공격을 퍼부으면서 노동자 계층의 유권자들이 냉소적이라는 그의 분석은 엘리트주의를 자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오만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민주당이 미국의 주류사회의 문화와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왜 나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마디로 좋은 예라는 것이다.
힐러리는 "우리는 2000년과 2004년 매우 훌륭하고 신앙심이 깊은 두 사람을 대선에 나서게 했다"며 "하지만 유권자들의 상당 부분이 이들은 그들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고 솔직히 그들을 존경하고 있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힐러리에 이어 전날 밤 같은 포럼에 나와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해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고어를 의식한 듯 "앨 고어가 조금 전에 언급됐다고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나는 고어가 승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반드시 해야겠다"며 힐러리에게 역공을 폈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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