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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스라엘 전폭 지지 입장 재확인 |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5일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이스라엘 건국 60주년을 축하하는 연설을 통해 테러 망을 분쇄하고 극단주의자들의 피난처를 없애려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과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일부에선 미국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끊기만 하면 우리가 중동에서 처한 모든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이런 생각은 "우리의 적들이 펼치는 선전전에 놀아나는 것이며 미국은 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이스라엘 인구가 700만을 갓 넘어섰을 것"이라며 "그러나 당신들이 테러 및 악과 싸울 때는 미국이 함께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인구는) 3억700만 명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의 비전이 공허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명분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무슬림들이 인식하게 되면 알-카에다, 헤즈볼라, 하마스는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삶의 터전을 놓고 이스라엘과 다투는 팔레스타인과 헤즈볼라 같은 아랍권의 정치조직들을 테러리스트나 악의 세력으로 여기는 그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그는 또 이란의 핵 개발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입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테러 후원국에 가공할 무기를 갖도록 하는 것은 후손들에게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평화를 위해 이란이 핵 무기를 갖도록 허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 추진과 관련해 에너지를 얻고 핵 기술 자립을 이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왔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를 핵무기 획득용으로 의심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주변의 적국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중동 지역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지적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인권위반 사례를 지적해온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난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향후의 중동평화 전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이 건국 120주년을 맞을 때까지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테러를 거부하는 민주국가를 이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자신의 임기 중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출범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이 타결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크네세트 연설에 앞서 이날 오전 유대인들의 강인한 저항정신을 보여주는 사해 인근의 마사다를 방문했다.
마사다는 로마 제국의 점령통치에 맞서 3년 가까이 저항하던 약 1천 명의 유대인이 서기 73년 끝내 투항을 거부하고 집단자결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 대통령은 크네세트 연설에서 마사다는 용기와 희생정신을 일깨워 주는 유적이라며 이스라엘 군인들의 복무선서에 포함된 "마사다는 두 번 다시 함락되지 않는다"는 구절을 인용해 이스라엘 의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아랍계 의원 3명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을 미국이 지원해온 것에 항의하는 뜻으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총 2만1천915개의 검은 풍선을 띄우는 것으로, 이스라엘 건국으로 야기된 `재앙(나크바)' 60년을 기념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TV 연설을 통해 "이렇게 좋고 사랑스러운 땅에 두 민족이 살고 있는데, 한 쪽은 독립을 자축하고, 다른 쪽은 재앙으로 비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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