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30 19:15
수정 : 2008.05.30 19:15
CNN 기자·CBS 앵커 “부정적 보도 말라 압력받아”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전과 관련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스콧 매클렐런 전 백악관 대변인의 주장에 동조하는 언론인들의 양심선언이 잇따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 제시카 옐린 기자는 29일 경쟁사 <엠에스엔비시>(MSNBC)에 근무할 때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이라크전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옐린 기자는 인기 앵커 앤더슨 쿠퍼가 진행하는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라크전 보도가 “(당시) 미국의 애국적인 열망, 대통령의 높은 기대와 배치되지 않도록 하라”는 경영진의 심한 압박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엠에스엔비시>의 제레미 게인스 대변인은 그가 “1년 동안 프리랜서 심야뉴스 낭독자로 근무했을 뿐이며, 편집권을 가진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보도 내용에 백악관이나 국방부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시비에스>(CBS) 저녁 뉴스 진행자인 케이티 쿠릭도 28일 이 방송 아침 뉴스쇼에서 언론에 압력이 있었다는 것은 “매우 적합한 주장”이라며 “당시는 미국 언론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시기 가운데 하나”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정부 쪽의 압력에 언론이 굴복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쿠릭과 함께 출연한 <엔비시>(NBC)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9·11 테러 직후 미국 국민들의 감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비시>(ABC)의 제작자 존 배너는 “당시 우리는 (이라크전에) 상당히 비판적이었다”며 “언론 전부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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